• 한국문화사
  • 30권 이방인이 본 우리
  • 제5장 개항기 외국 여행가들이 본 조선, 조선인
  • 1. 조선인에 대한 인상
  • 예술적 재능이 풍부한 민족
홍준화

바라는 조선인의 예술적 능력을 높이 평가하였는데, 이를 깨닫게 해 준 계기가 된 것은 하나의 작은 ‘병풍’이었다. 이에 대해 그는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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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랑 극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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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보니 그 각각의 의미가 표방하는 윤리적 가치를 따지지 않더라도, 단지 예술적인 관점으로 보아 그 병풍은 조선 예술의 근본에 관해 무척 소중한 정보적 가치로 가득하였다. …… 요컨대 하나의 작은 병풍이지만, 그 속에서 발견되는 제반 요소들이 조선인의 국가적 예술 전반에 걸쳐 그 기저를 이루는 자양분이 되고 있는 것이다. 나는 그동안 보아 왔던 조선의 여러 예술 작품들, 즉 한양의 기념 건물들과 궁궐의 웅대한 장관, 대구 성문 누각의 그림들, 관리들의 눈부신 복장들, 밀양의 그 다채로운 조각들과 건축물들, 그 밖에도 수많은 수공예품들과 더없이 인간적이고 생동감 넘치는 신기한 일인극(一人劇) 등등을 차례차례 머릿속에 떠올려 보았다. 나는 촛불을 끄고 잠자리에 누운 채, 언젠가 나에게 조선인처럼 야만인은 없을 거라고 말하였던 누군가의 어리석은 생각을 한껏 비웃으며 곤한 잠에 빠져들었다.345)샤를 바라, 앞의 책, 183∼184쪽.

한편 그는 별다른 의상 준비 없이 한 배우가 거의 독백(獨白) 형식으로 진행하는 해학극(諧謔劇)을 흥미롭게 보았는데, 특히 그 구성진 연기에 깊 은 감명을 받았다. ‘굉장히 뛰어난 예술가 한 명’을 바라보고 있는 것 같다고 하면서 배우의 예술적 재능을 높이 평가하였다.346)샤를 바라, 앞의 책, 171쪽.

또한 문학적 감수성이 풍부하고 뛰어난 조선인들을 “시정(詩情)의 생생한 흥취(興趣)를 잃은 적이 없는” 민족으로 인식하였다. 특히 “조선 서민들은 중국식 한시가 아니라, 자신들의 문자인 언문(諺文)으로 삶의 애환과 꿈을 노래한 가락과 시가(詩歌)가 있었다.”고347)조르주 뒤크로, 앞의 책, 108쪽.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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