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문화사
  • 30권 이방인이 본 우리
  • 제5장 개항기 외국 여행가들이 본 조선, 조선인
  • 1. 조선인에 대한 인상
  • 음악을 즐기는 민족
홍준화

외국인 여행가들은 이질적인 조선의 전통 음악을 잘 즐기지 못하였던 듯하다. 조선의 전통 음악에 대해 “도대체 무슨 말을 해야 할까?”라고 난감해하거나, “프랑스의 오케스트라가 (그것이 군악대이든 취주(吹奏) 악단이든 간에) 어떤 곡목을 연주하기에 앞서 여러 악기들이 서로 음을 맞추어 보려고 소리를 내는 것에 지나지 않았다.”라고348)보티에·프랑뎅, 김상희·김성언 옮김, 『프랑스 외교관이 본 개화기 조선』, 태학사, 2002, 126쪽. 폄하(貶下)하기도 하였다.349)샤를 바라, 앞의 책, 17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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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중의 무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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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조선인들은 이러한 자신들의 음악을 즐기고 사랑한 민족이었다. 프랑스 외교관 클레르 보티에(Claire Vautier)는 조선에 “음악이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혹평하였지만, 음악에 흠뻑 도취되어 있는 관람석에 대한 그의 묘사는 음악을 즐기는 조선인들의 모습을 유감없이 잘 보여 준다. 즉, “이렇게 진부한 ‘예술적’ 연주는 모임에 참여한 부인네들을 황홀케 하였으며, 한 부인의 남편이자 나를 이 잔치에 참석할 수 있게끔 배려해 준 그 관대하고 친절한 벼슬아치조차도 넋을 잃게 만들었다.”는350)보티에·프랑뎅, 앞의 책, 62쪽. 것이다. 이러 한 조선인들의 음악 사랑은 다음과 같은 그렙스트의 기술에서도 엿볼 수 있다.

중국에서와 마찬가지로 코레아에서도 비록 음악의 지위는 낮지만, 코레아인들은 음악을 사랑한다. 어린이들은 쉴 새 없이 노래를 흥얼거리고, 놀이의 대부분은 반주가 꼭 뒤따라야 하는 것들이다. 여름밤이면 일 없는 사람들이 플루트와 비슷하게 생긴 악기로 길고 높은 음의 슬픈 가락을 뽑는 것을 들을 수 있고, 아이들은 갈대와 대 피리로 가냘픈 소리를 내곤 한다. 이 밖에도 일을 하면서 부르는 노래가 있다. 노래를 주도하는 사람이 힘을 북돋우면서 박자를 넣어 짧은 가락을 한 곡조 뽑으면 나머지 사람들은 모두가 일시에 후렴을 우렁차게 불러 댄다. 이런 식으로 모든 사람이 노래에 참가하는 가운데 일의 능률이 오르는 것이다. 노래의 묘미는 고된 노동을 힘들지 않게 하는 데 있다. 노래를 주도하는 사람이 재치가 있어 가끔 즉흥적으로 흥을 돋우는 가사를 지어 붙이면 다른 방법으로 내기 힘든 능률도 올릴 수 있다.351)아손 그렙스트, 앞의 책, 234∼23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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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당에서의 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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