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문화사
  • 30권 이방인이 본 우리
  • 제5장 개항기 외국 여행가들이 본 조선, 조선인
  • 1. 조선인에 대한 인상
  • 연장자를 공경하는 민족
홍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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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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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여행가들이 가장 이색적이고도 훌륭한 조선의 관습으로 여긴 것 가운데 하나는 바로 연장자(年長者)를 공경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예의범절(禮儀凡節)이 생소하였던 새비지-랜더는 매년 왕과 왕비가 90세 이상의 노인들을 궁궐로 초청하여 잔치를 베푸는 관습인 기로연(耆老宴)을 언급하며, “무엇을 위해 지배층이 그렇게 하는 것일까?”라고 의문을 던지기도 하였다.358)새비지-랜더, 앞의 책, 174∼175쪽. 한편 바라는 대구를 지나 남쪽으로 이동하고 있을 때, 자신의 조선인 일행이 연장자를 공경하는 모습에서 깊은 인상을 받았다. 즉, 풍채 좋은 노인 한 명이 잘 다듬어진 지팡이를 짚고 마주 보며 점점 다가오자, 조선인 일행이 너도나도 일말의 주저함도 없이 길을 비켜 주기 위해 정강이까지 오는 옆의 논물 속으로 첨벙 뛰어들었다. 그러고는 그 노인에게 공손하게 인사를 하였다. 바라 역시 부랴부랴 말을 논물 속으로 몲으로써, 유럽인으로서 표할 수 있는 예우를 갖추었다. 이와 같은 경험을 한 바라는 사람이 연로하다는 것이 조선에서 이중으로 신성한 권위를 의미한다고 보았다. 즉, “어떤 집안의 어른이 직계 자손들의 효도를 받는 것은 물론이고, 다른 사람들에게 있어서도 진짜 아버지와 다름없는 자세를 가져야만 한다.”는 것이다.359)샤를 바라, 앞의 책, 18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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