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문화사
  • 30권 이방인이 본 우리
  • 제5장 개항기 외국 여행가들이 본 조선, 조선인
  • 3. 오리엔탈리즘과 왜곡된 조선 인식
  • 여성의 낮은 사회적 위상
홍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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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여성의 뒷모습
조선 여성의 뒷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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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사회적 위상과 법치주의는 유럽인에게 문명과 문화의 발전 정도를 나타내는 중요한 기준이었다. 그러한 점에서 조선 여성의 법적·사회적 지위는 매우 열악한 것으로 파악되었다. 즉, 여성은 억압과 성욕의 대상으로 취급되고, 마치 노예와 같이 어떤 법적 지위도 지닐 수 없는 존재였다. 새비지-랜더는 이러한 여성의 삶을 다음과 같이 기술하고 있다. “조선에서 여성은 노예와 같다. 그는 쾌락과 노역을 위해 이용된다. 그는 이야기를 나누거나 자신의 어떠한 견해도 표명할 수 없으며, 자신의 남편 외에 다른 남성을 쳐다볼 수도 없다.” 또한 여성들은 어렸을 때부터 바느질, 빨래 등 고된 일과 잡일을 하였다. 아침에 일어나 잠자리 에 들 때까지 노예처럼 비하되고 남성에게 충절(忠節)을 바치는 사고방식이 자연스럽게 각인되었다.417)새비지-랜더, 앞의 책, 71, 88쪽. 비숍 역시 여성의 권리는 적고, 그나마 있는 권리도 법보다 관습에 의존하고 있다고 보았다. 법보다는 관습에 따라 손해 배상 등의 공인된 권리를 가진다는 것이다.418)비숍, 앞의 책, 396∼397쪽. 남성의 성적 욕망을 채워 주는 도구로서의 여성, 법적인 주체가 될 수 없는 여성의 낮은 위상은 조선을 여성의 인격에 대한 개념이 부재한 미개한 사회로 형상화하는 근거가 되었다.419)이지은, 앞의 책, 231∼23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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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을 드러낸 여인
가슴을 드러낸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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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일하는 하층 여성들 혹은 젖을 먹이는 여성들의 옷 사이로 삐죽 나온 젖가슴 또한 여행가들의 이목을 끌었다. 이에 대한 관심은 성적 대상으로서의 여성에 대한 욕망이 관음증, 문화적인 미개성과 원시성, 이국적 흥미 등과 중첩되어 잘 충족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머리에서 발끝까지 몸을 가린 장옷을 걸친 여성에 대한 흥미도 마찬가지이다. ‘베일에 싸인’ 이미지는 여행가들의 이국적 호기심과 성적 상상력을 자극하는 것이었다.420)이지은, 앞의 책, 230∼23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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