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문화사
  • 32권 한반도의 흙, 도자기로 태어나다
  • 2 토기 제작전통의 형성과 발전
  • 02. 삼국의 토기생산과 발전
  • 백제
  • 백제 토기의 형성과 발전
  • 백제 토기의 등장
이성주

백제사의 첫 장이며 가장 오래 지속하였던 한성시기의 백제 토기 양상을 구체적으로 알 수 있게 된 것은 몽촌토성과 석촌동고분군이 발굴되면서부터이다. 단적으로 말하면 몽촌토성에서 발견되는 백제 토기는 고구려의 장수왕이 남하하여 한강 유역을 점령한 바로 그 시기까지 사용되던 것이다. 몽촌토성에는 또한, 많은 양의 고구려 토기도 발견되고 3세기 후반 수입된 서진의 시유도기(施釉陶器) 전문호(錢文壺)가 출토되는 것으로 알 수 있듯이 약 200년간 사용되었던 백제 토기가 퇴적되어 있는 셈이다.

몽촌토성의 자료를 이용한 백제 토기 연구의 과제는 고구려 토기를 변별해 내고 백제 토기를 시기별로 구분해 보는 작업이었다.41) 朴淳發, 「漢江流域 百濟土器의 變遷과 夢村土城의 성격에 대한 一考察」, 서울대학교 석사학위논문, 198 ; 朴淳發, 「百濟土器의 形成過程」, 『百濟硏究』 23, 1992, pp.21∼64. 1980년대 후반에 이루어진 석촌동고분군의 발굴조사에서는 3호 적석총의 아래층에서 보다 이른 시기의 토광묘와 분구묘가 노출되었다. 이곳에서 출토된 토기는 백제 토기의 발생과 변천을 말해주 는 자료로 생각되었는데, 이 자료를 중심으로 한성백제 토기의 6단계로 편년한 연구가 발표되었다.42) 林永珍, 『百濟漢城時代古墳硏究』, 서울대학교 박사학위논문, 1995 ; 林永珍, 「百濟初期 漢城時代 土器硏究」, 『湖南考古學報』 4, 1996, pp.69∼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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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토기 형성 이전의 중도식무문토기 옹과 발
백제토기 형성 이전의 중도식무문토기 옹과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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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재토기 옹과 발
백재토기 옹과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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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한강 유역에서는 원삼국시대 취락유적이 많이 조사되었고 여기에서 토기 자료가 많이 수집되어 있었다. 원삼국시대 한강 유역은 한(韓)과 예(濊)가 섞여 살았던지라 이 토기 자료는 역시 마한이나 예의 토기일 터인데 기술 체계가 다른 토기 유물군이 공존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첫째로는 중도식무문토기라고 하는 것인데 70∼80%가 이 종류이다. 기종 구성이 간단하여 옹(甕)과 발(鉢)과 완(盌)정도가 있을 뿐이며 제작기술도 단순하여 어느 것이나 모래가 많이 섞인 원료로 점토 띠를 쌓아 성형하고 표면을 아래위로 거칠게 마연한 정도로 마무리하였다. 둘째로는 회색 타날문토기이다. 이 시기의 타날문토기는 밑이 둥근 원저단경호(圓底短頸壺)밖에 없다. 이 두 종류의 토기와 함께 가끔 회색 혹은 흑색의 평저단경호가 함께 나오는 경우가 있다. 이 토기는 낙랑 토기의 기술과 연관성이 있는 듯싶은데 어떤 유물은 낙랑에서 제작되어 수입된 것이 있는가 하면 어떤 것은 낙랑의 토기를 모방하거나 그 기술을 응용하여 만들기도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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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의 저장 구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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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의 저장용 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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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삼국시대 한강 유역에 퍼져 있던 마한 혹은 예의 토기문화를 토대로 백제 토기가 형성되어 나온다. 백제 토기의 발생은 서서히 진행된 과정으로 그 변화를 다음과 같은 두 가지의 과정으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타날기법과 회전성형·정면기법을 토대로 한 기술 체계의 확대과정이다. 원래 타날기법과 물레질법은 단경호류의 제작에만 적용되었는데 원삼국시대 중도식무문토기 옹이나 발에도 적용되어 적갈색연질의 타날문 옹과 발로 변화된다. 둘째로는 회색토기의 기종이 다양화되고 그 중 일부는 도질토기로 생산된다는 것이다. 새로 등장한 회색토기의 기종으로는 직구단경호, 광구장경호, 대호와 같은 중대형의 기종도 있지만 유견호와 완과 같은 소형기를 비롯해 삼족반과 삼족배, 고배, 기대 등과 같은 특수 기종으로 확대된다. 그리고 셋째로는 흑색마연토기와 같이 아주 정교한 마연기술과 침탄 소성기술로 제작되고 검은 광택이 나는 고급 토기의 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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