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문화사
  • 33권 삶과 생명의 공간, 집의 문화
  • 3 가신
  • 02. 가신의 종류
  • 가신의 종류
  • 4. 삼신
정연학

삼신은 출산·육아·성장 및 산모의 건강을 관장하는 지킴이로 삼신할매(할머니), 삼신바가지, 산신(産神)이라고도 부른다. 삼신은 여성의 출산과 관련된 신인지라 신체는 모두 여자로 인식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삼신이 좌정한 안방 시렁 위에 곡물을 넣은 오지그릇이나 바가지를 놓아두거나 ‘삼신자루’라 하여 한지로 만든 자루 속에 쌀을 넣어 아랫목에 매달아두기도 한다. 곡물은 다른 가신과 마찬가지로 10월 상달에 교체해 준다.

삼신은 손이 귀한 집에서 많이 모셨다. 그래서 많은 가정에는 삼신을 위한 별도의 공간을 만들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임신을 하면 삼바가지를 시렁 위에 미역, 짚 등과 함께 얹어둔다. 아이를 낳으면 무당이 와서 자배기에 물을 퍼놓고 그 위에 바가지를 엎어놓고 막대기로 두드리면서 복(福)을 빌어준다. 아이를 낳으면 산모의 머리 쪽 벽에 창호지를 걸어놓고 삼신이 좌정한 곳 으로 여긴다. 이때 정화수, 밥, 미역을 차려놓고 아이의 건강을 빈다. 또한, 산모나 아이가 병이 나면 삼신상을 차리고 비손한다. 설, 정월, 대보름, 추석, 동지 등 주요 명절 때에도 삼신의례를 행한다. 삼신에게는 비린 음식을 올리지 않는 것이 철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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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신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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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신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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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도 안동 지방에서는 삼신은 그 집안의 여자 조상이 신체로 모셔지기도 한다. 대개 작고하신 시어머니 혹은 윗대 할머니가 삼신으로 모셔진다. 만일 시어머니를 삼신으로 모셨을 경우 며느리가 죽으면 먼저 모셨던 삼신은 나가고 죽은 며느리가 새로운 삼신으로 자리 잡는다. 삼신은 보통 장손에게로 이어지지만 꿈 또는 점괘에 따라 지차(之次)들도 삼신을 모신다.

삼신단지나 삼신주머니의 쌀은 가을에 햇곡으로 바꾸어주고, 헌 쌀은 밥을 해 먹는다. 그 밥은 머슴에게도 주지 않고 집안 식구들끼리만 나눠 먹는다. 이는 자손이 계속 번창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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