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석과 칠성은 불교와 도교적 성격을 지닌 신으로 가신으로 섬기고 있다. 제석은 경기도 일대에서는 ‘지석주머니’라고 하여 쌀을 넣은 주머니 위에 고깔을 씌워 안방 벽 위에 매달아둔다. 전라남도 지역에서는 ‘제석오가리’라고 하여 종손집의 마루 또는 안방 시렁 위에 곡식을 담은 단지를 모신다. 제석신은 깨끗한 신으로 여겨 고사상에는 비린 것과 술, 고기 등은 올리지 않는다.
제석신은 인도에서는 원래 천신(天神)을 가리키며,165)정태혁, 『인도철학』, 학연사, 1984, pp.36∼37. 『삼국유사』에는 천신인 환인(桓因)을 제석이라고 하였다. 『무당내력도』에서는 단군을 제석신으로, 이능화는 제석신을 단군의 아들 부루와 연결시켰다. 이러한 관념에서 볼 때 제석신은 하늘신이며, 가정에서 제석을 모시는 것은 천손의식(天孫儀式)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제석신 은 무당들이 처음으로 가신으로 봉안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칠성신은 북두칠성을 가리키는 것으로 제석과 마찬가지로 하늘신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칠성은 가족의 수명 장수를 관장하는 신으로 보통 장독대 위에 정화수를 올려놓고 북두칠성을 향해 기원을 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경기도 일부 가정에서는 안방의 선반 위에 무명 일곱 자를 창호지에 싸서 ‘칠성무명’으로 모시기도 한다. 칠성시루는 백설기로 하는데 술과 고기, 비린 것을 싫어하는 깨끗한 신임을 나타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