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문화사
  • 33권 삶과 생명의 공간, 집의 문화
  • 4 주 생활용품
  • 03. 민속 기물과 가구
  • 예(禮)와 관련된 주거 생활 내의 기물
  • 1. 제례와 소품
정대영

제례(祭禮)에 있어서 예(禮)를 진행할 때 사용하는 기물, 목가구 형식으로 제작된 것 중에서 대표적인 것이 교의(交椅), 감실(龕室), 제상(祭床), 향탁(香卓)이다. 교의와 감실은 제의 대상의 신위(神位)를 안치하기 위한 기물이고, 제상은 신주를 위한 제물을 차려놓는 상이며, 향탁은 향을 피울 향로를 올려놓기 위한 기물이다. 신주는 주독(主櫝)에, 주독(主櫝)은 감실에, 감실은 사당에 모신다.

만약 별도로 건축한 사당이 없을 경우에는 거주공간 중 방 하나를 선정하여 사용하기도 하고 벽에 붙박이 감실을 마련하여 사용하기도 하였다. 상시적이지 않은 제례일 경우 일시적으로 사당을 만들어 제를 드리는 경우도 있다.

제례가구 기물 중에는 중국 전통가구와 유사한 모양이 있는데 이는 우리와 중국이 같은 시원에 속하는 주자가례를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예를 중요시했던 조선시대에는 관례(冠禮), 혼례(婚禮), 상사(喪 事), 제례(祭禮) 등 의식 예법을 충실히 지켜왔다. 이 관혼상제는 그 행위 자체에 높은 뜻이 있으며 삶의 근본이 되었으므로 주거 생활 속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였다. 왕가·사가·서원 등의 예법에는 각각 차이가 있었고, 양반가의 격식은 현재에도 우리의 생활 속에 남아 있다.

서원과 양반가에도 국가적 행사의 기본 예법에서 유래하여 이러한 격식이 전해지게 되었다. 제기인 잔, 접시, 술병, 편대 등은 지금도 쓰이고 있으며 그 중 제기접시(굽 있는 둥근 형태)는 가장 많이 쓰이고 있어서 대표적 제기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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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의 기본 예식을 정리한 『국조오례의』에는 시행규칙과 제기 형태, 쓰임 방법 등이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 작(爵), 준(樽), 보(簠), 두(豆) 등은 현대 시각에서 보면 기이한 모양이다. 작(爵)은 세 개의 긴 다리를 갖춘 술잔이며, 준(樽)은 술그릇으로 희준은 소(牛) 형상체 그릇이며, 상준은 코끼리 모양이다. 보(簠)와 궤(簋)는 사각합, 둥그런 합 모양 으로 곡식(쌀, 기장, 조 등)을 담는 제기이며, 두(豆)와 변(籩)은 굽이 높거나 깊이가 깊은 그릇으로 물기 있는 음식과 마른 음식을 구별해 담는 제기이다. 등(㽅)과 형(䤯)은 조미된 국과 조미 안 된 국(소, 돼지, 양)을 담는 제기이다.

예를 행할 때에는 촛대가 동반되며 혼례 시에는 초롱과 기러기[木雁]가 함께 쓰였다. 예를 통하여 대가족 단위체뿐만 아니라 상하서열 등의 사회 체계화를 갖추었고 그 속에서 효행과 순종 등의 기본적인 윤리관념이 생성되었다. 지금도 상사와 제례는 조상에 대한 예로써 진솔하게 행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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