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문화사
  • 33권 삶과 생명의 공간, 집의 문화
  • 4 주 생활용품
  • 03. 민속 기물과 가구
  • 서(書)와 관계된 주거 생활 내의 기물
  • 1. 사용자와 문방기물
정대영

조선시대에는 지배계층과 피지배계층이 뚜렷이 구별되었는데 이는 태어날 때부터 결정되었다. 천민 중 다수를 차지하는 신분인 노비는 재산으로 취급되었으며 양적 확보와 유지를 위해 세습법인 천 자수모법(賤者隨從母法)이 있었고 이의 관리를 위하여 노비문서의 관리나 소송을 맡아보는 관청이 있었다.

사(士), 농(農), 공(工), 상(商)의 신분 중에 양반은 주로 지배계층으로서 관리 등의 역할만 하였다. 양반만이 쉽게 책과 접할 수 있었기 때문에 문방기물과 책과 관련 있는 기물은, 곧 양반의 생활기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양반은 과거를 통한 정치 입문이나 학문에의 정진뿐만 아니라 책을 통한 교양 학습으로 존경받을 만한 위상을 쌓기 위해 노력하였다.

거처인 사랑방은 공부만을 위한 서재 이상의 활동공간으로 학문을 논하며 시를 짓고 감상, 평가도 하며 차를 함께하면서 정신적인 추구와 삶의 힘을 축적하며 창작을 하는 공간이었다.

사랑방에서의 생활기물은 지필묵연192)종이, 붓, 벼루, 먹의 문방기물이 구심점이 되고 그 외에 아래와 같은 기물이 추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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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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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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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통
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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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필가(筆架) - 붓을 걸어놓는 기물(붓걸이)

② 필통(筆筒) - 붓끝이 상하지 않게 위를 향해 담을 수 있는 통.

③ 필세(筆洗) - 붓을 씻는 작은 그릇.

④ 연적(硯滴) - 벼루에 먹을 갈아 먹물을 만들 때, 물을 담아두는 밀폐된 용기로 두 개의 구멍이 있다.

⑤ 벼루함 - 벼루를 넣어두기 위한 기물로 나무로 제작함[벼루집, 연갑(硯匣)]

⑥ 연상(硯床) - 벼루를 올려놓기 위하여 나무로 만든 상. 경우에 따라 문방구를 넣을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어 상의 형태보다는 독립된 기물로 취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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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루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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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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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상은 상단에 벼루를 놓아두는 공간이 있고 뚜껑[門]이 없는 경우와 하나 혹은 두 개인 경우가 있다. 일반적으로 하단은 사방이 트인 공간을 갖추어 일정한 높이가 있고, 중간 위치의 하단 공간 위와 상단 바닥 사이에 서랍을 삽입하기도 한다. 그 외 먹판[書板], 서진(書鎭), 서산(書算), 고비 등이 있다.

문방기물 중 지, 필, 묵, 연은 동양 3국이 공유한 문화로 공통성이 있으나 차이점도 보인다. 이는 서로 간의 문화적 표현에 따른 취향의 선호에 대한 차이이다. 특히, 도자기로 표현된 문방기물 중에 연적, 필통 등은 특성을 비교할 만하다. 또한, 조선의 서류함, 서안, 책장은 단순하고 간결하게 구성되어 있다. 하나하나 뜯어보았을 때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자극적인 멋, 끈기, 성실 등도 엿볼 수 있다.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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