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문화사
  • 33권 삶과 생명의 공간, 집의 문화
  • 4 주 생활용품
  • 03. 민속 기물과 가구
  • 식생활과 관련된 주거 생활 내의 기물
  • 2. 찬장
  • (7)소반
정대영

소반(小盤)은 우리의 좌식생활에 필수적인 기물이었다. 상판과 족을 결합한 형태로 가벼우면서도 간단한 구성으로 되어 있다. 대부분의 경우 궤는 족이 얕거나 보이지 않는 반면, 소반은 시원하게 드러나 보인다.

소반은 전면의 구별의 없이 사용할 수 있으며 상판은 사각 모양과 12각의 둥근 모양이 주축을 이루며 가장 많이 쓰였다. 동그란 원반 모양, 꽃잎 모양, 연잎 모양, 육각, 팔각 모양도 있는데 이는 사각 모양과 십이 12각 모양의 소반에 비해 아주 적은 수량이라서 같은 비중으로 나열하기에는 혼란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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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소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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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주소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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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반
통영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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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족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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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주반
복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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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소반은 통영소반, 나주소반, 해주소반이 있는데 이 세 가지 유형은 오랜 기간 각기 다른 형태와 제작방법으로 정형화되어 기틀을 다져왔다. 이 소반들은 직사각형 상판이다. 사각의 모서리 부분을 접거나 완만한 곡선으로 다듬어 모서리의 각을 없애고, 상판에 못을 박아 꿰뚫는 방식을 사용하지 않았다. 상판에 흠을 내지 않고 상판의 배면에 비스듬히 홈을 파내 풍혈을 결속하고 다리를 접속하는 제작방식을 따랐다.

해주반은 상판의 배면에 홈을 내어 족(足)널판을 밀어넣는 방식으로 결속했다. 평면의 유지와 휨 방지에 효과적인 결속으로 나뭇결의 성질을 잘 이용한 방식이다.

12각의 둥그런 상판의 소반에는 직선 모양의 족(足)이 없다. 이 소반의 족은 두 가지 형태로 호족(虎足, 호랑이다리), 구족194)狗는 호랑이 새끼나 미흡한 뜻으로 낮춤 말뜻이 있다.(狗足, 개다리)으로 부르고 있다. 다리라는 말은 퇴골(腿骨) 모양에서 나온 것인데 명칭에 문제점이 있다. 호랑이 퇴골과 개 퇴골이 사뭇 다른 모양이 될 수 없는 데도 불구하고 호족과 구족을 구분하여 부른다.

우리가 구족으로 호칭하는 소반은 다른 의미의 소반이고 하나의 호족형 소반을 두 가지의 호칭으로 썼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사용자의 신분에 따라 상전인 양반이 사용하고 있을 때와 천민이 쓸 경우 같은 호칭으로 부를 수 없어서 구별한 것이다.

그러면 개다리 소반은 어떤 의미였을까? 이는 박쥐 모양을 뜻한다. 박쥐 모양의 다리는 장과 농에서도 볼 수 있으며 높이가 짧을 뿐이지 같은 형상을 하고 있다. 이 모양이 장(欌)에서는 (박)쥐발, 쥐발마대로 부른다.

장의 발과 소반의 발이 같은 모양인데도 이처럼 다르게 칭하고 있는 이유는 ‘박’자를 생략하였기 때문이다. 조선사회에서는 박쥐는 복(福)을 상징하는 뜻으로 사용하였으며, 그 응용 범위도 많아 다른 기물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이 명칭은 일본인 아사카와 다쿠미가 펴낸 『조선의 소반』 (1929)에 처음 기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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