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문화사
  • 33권 삶과 생명의 공간, 집의 문화
  • 4 주 생활용품
  • 03. 민속 기물과 가구
  • 2. 궤의 균형
정대영

우리 민족은 좌식(坐式)생활을 하였기 때문에 낮은 형태의 기물이 많았다. 좌식생활 방식과 입식생활 방식은 각각의 편리한 점이 있고 활동습성에 따라 가구도 그에 맞게 실용적인 형태를 띤다. 좌식생활권에서는 앉은 자세에서 두 팔과 두 손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가로로 긴 형태의 가구가 많이 발달되어 있다. 반대로 입식생활권에서는 위에서 아래로 배열되는 상하 높이가 있는 가구 형태가 많다. 우리와 같은 좌식생활권에서는 가로로 긴 형태인 궤가 특히 많이 남아 있고, 단순하지만 독특한 특성이 있다.

낮고 긴 형태의 앞닫이 궤는 좌식생활에서 두 팔과 두 손을 이용하여 넣고 꺼냄이 편리한 간결한 균형체이다. 앞닫이 궤의 높이는 보편적으로 선대의 것은 낮고, 후대의 것은 높다. 용도적인 측면에서도, 선대의 것은 책과 관련이 깊고 후대의 것은 옷과 관계가 깊 다. 궤의 높고 낮음은 실리와 목적에 따른 용도(제작 의도)별로 다를 수는 있지만, 대체적으로 선대에서 높이가 낮은 것을 사용하였고, 북쪽 지방보다 남쪽 지방의 것이 낮다.

기록에 나와 있는 ‘와궤(臥櫃)’195)정약용, 『여유당전집』 및 이종석, 『한국의 목공예』라는 명칭은 가로로 길게 보이는 시각적인 면에서 표현한 것이다. 서유구,『임원경제지』(1764) 196)“案几는 실내 왼쪽 가에 하나 놓아둔다. 동향으로 놓되 창이나 난간에 바짝 대어놓아 바람과 햇볕에 노출시켜서는 안 된다.” “書架 및 책궤를 모두 배열하여 도서를 꽂아둔다. 그러나 서점 내부와 같이 너무 잡다하게 늘어놓는 것은 옳지 않다.” 안궤를 예를 들자면 위가 평평하고 양 끝에 발이 있는 단순한 모양으로 한자 표기에서 几자처럼 된 형상체를 의미한다. 궤는 중국과 우리가 사용하였던 뜻글자로, 제향 때 희생을 얹는 기물, 혼백 신주를 모시던 기물, 편히 기대던 기물 등으로 문자 형체대로 형상체를 전달하는 뜻의 기물이었다. 현재 우리가 원하는 것은 조선시대 그대로의 순수한 표현이나 사실이나, 여기서는 중국이 주장하는 식견에서 지적하고 있다. 안 되는 것, 피해야 할 것, 방법, 효율적 선택 등 참고해야 할 사항이 있지만 전문 분야에서 역사성을 찾고 있는 실체는 아니다. 즉, 책거리 그림과 같은 결론이다. 우리가 오랫동안 즐겨 그려 가지고 있었던 것일지라도 중국의 그림이 그대로 표현된 것으로, 그림 내용의 기물을 우리 것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와 같다. 가구 명칭은 보여지는 대로 표현되거나, 뜻을 담고 있는 한문 표기나 뜻을 전달하고자 하는 목적에서 따른 명칭이거나, 서로 교감할 수 있는 범주에서 지칭되어지고 있다. 이것이 명칭이 하나로 정립되지 못하고 유동적으로 표현된 이유이다.에 가구와 관련된 기록 중에 안궤(案几), 서가(書架), 책궤(冊櫃), 탁자 등이 있는데 책궤는 책함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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