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문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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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03. 세시풍속과 음악: 정월 대보름굿
  • 세시풍속과 음악: 정월 대보름굿
  • 정월 대보름굿
이용식

정월 대보름은 1년의 액(厄)을 막는 민간신앙의례가 광범위하게 벌어지는 날이다. 정월 대보름은 음기가 가장 왕성한 날이기 때문에 이날은 지신(地神)을 밟고 대보름 달에 1년의 액운을 날려 보내는 행사가 전국적으로 행해진다. 이런 행사로 어린이들은 쥐불놀이를 하고 어른들은 달집을 만들어 태운다. 이를 위해 낮에는 풍물패를 앞세워 집집마다 돌면서 ‘마당밟기’ 또는 ‘뜰밟기’를 하면서 1년의 액운을 막아낸다.

<표> 절기와 행사
음식 및 술 행사 및 놀이
정월 설날(1일) 떡국, 귀밝이술 세배, 윷놀이, 연 날리기, 널뛰기, 소발(燒髮, 머리를 벗을 때 빠지는 머리털을 모아두었다가 태우는 것), 야광귀(夜光鬼) 쫓기
14일 묵은 나물 모기 퇴송, 제웅(허수아비) 버리기, 도액(度厄, 팔을 밭에서 연령수대로 묻는 것), 화간(禾竿) 세우기
대보름(상원, 15일) 부렴, 귀밝이술, 약식, 오곡밥, 진채식(陣菜食), 복쌍(밥을 김이나 취에 싸서 먹는 것) 대보름 굿과 고사, 부럼 깨물기, 더위 팔기, 달집 태우기, 쥐불놀이, 지신(地神)밟기, 다리밟기(踏橋), 줄다리기, 차전놀이, 고싸움, 돌싸움, 원념놀이, 기 세우기, 사자놀이, 새 쫓기, 모의농경(模擬農耕)놀이
2월 머슴날(1일) 머슴 송편 콩볶이(콩을 묶으면서 새와 쥐가 곡식을 축내는 것을 막는 의식)
입춘 오신반(伍辛盤, 움파, 산갓, 당귀싹, 미나리싹, 무의 다섯 가지 햇나물을 생채로 만든 음식) 입춘문(‘입춘대길’) 붙이기
경칩 개구리 알  
3월 삼정날(3일) 화전(花煎), 두견화주, 두견화채, 꽃국수(화면), 탕평채, 쑥떡 화전(花煎)놀이
한식 쑥탕, 쑥먹 성묘
4윌 초파일(8일) 소찬(素饌) 연등달기
5월 단오(5일) 창포주, 수리치떡 단오제, 창포에 머리 감기, 그네 뛰기, 씨름
6월 유두(15일) 유두 국수  
7윌 백중(15일)   백중놀이, 장원놀이, 호미씻이, 밭고랑 기기
8윌 한가위(15일) 햇곡, 토란국 차례, 강강술래, 소놀이, 거북놀이, 줄다리기, 돌싸움
9월 중양절(9일) 국화주  
10월 오일(곰(日)) 고사떡 안택굿, 성주굿, 터주단지에 신국 갈기
11월 동지팔죽 팔죽  
12윌 그믐(말일)   수세(잡귀의 출입을 막기 위해 집안 구석구석에 불을 밝히는 것)

일반적으로 정월 대보름에 농악을 연행하는 경우에는 대개 다음과 같은 절차를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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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 대보름 달집 태우기
정월 대보름 달집 태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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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굿 농악패가 장소를 이동하면서 길에서 치는 굿을 길굿 또는 질굿이라고 한다.
길굿 농악패가 장소를 이동하면서 길에서 치는 굿을 길굿 또는 질굿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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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기(旗)굿: 마을 사람들이 당산에 올라가 당산신에게 제사를 올리기 전에 농악패의 기를 중심으로 모이기 위해 농악패가 기굿을 친다.

2 길(질)굿: 마을 사람들이 당산에 올라갈 때와 내려올 때 농악패가 선두에 서서 길(질)굿을 친다. 이는 ‘길에서 굿을 친다’는 의미로서 마을에 따라 길군악 또는 질꼬냉이라고도 한다. 영기를 든 기수를 선두로 농악패가 선두에 서며, 마을 사람들이 뒤를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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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산굿
당산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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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당산(堂山)굿: 마을의 수호신을 모시는 당에서 제사를 올리기 전에, 그리고 제사를 올리고 나서 농악패가 당산굿 또는 당굿을 친다. 이 때 당은 마을의 수호신을 모시는 사당인 경우도 있고, 마을 어귀의 당산나무인 경우도 있다. 당산굿은 유교식 제사로 올리는 경우가 많다.

4 샘굿: 용왕(龍王)굿 혹은 용신(龍神)굿이라고도 한다. 예전에는 마을의 공동우물이 마을에서 가장 중요한 재산이었기 때문에 이 곳에서 물을 관장하는 용왕(혹은 용신)에게 제사를 올리면서 농악패가 샘굿을 친다.

5 걸립(乞粒)굿: 집집마다 돌아다니면서 가정의 액운을 막고 평안을 기원하기 위해 걸립굿을 행한다. 걸립굿을 하면 각 가정에서는 쌀 등의 곡물을 농악패에게 걸립해서 이후의 마을 공공사업을 위한 자금을 마련한다. 각 가정을 방문하는 농악패는 집안의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각 장소를 관장하는 신을 축원한다. 이는 대개 다음과 같은 절차로 진행된다.

① 문굿: 집을 들어가기 전에 대문 앞에서 대문을 수호하는 신을 위한 굿이다.

② 마당굿: 마당에 들어가서 마당을 관장하는 신을 위한 굿이다. 좁은 의미로 마당밟이 혹은 뜰밟이는 이 경우를 의미한다.

③ 성주(成造)굿: 대청에서 집안을 수호하는 성주신을 위한 굿이다. 성주신은 대개 대청의 대들보에 거주하는 것으로 여겨지는데, 안방 문 위에 마른 굴비를 올려놓는 것은 바로 성주신을 위한 제물이다. 성주굿을 하는 경우 농악패의 우두머리인 상쇠가 집안의 액운을 물리고 평안을 기원하는 <덕담(德談)> 또는 <성 주풀이>를 노래한다. <성주풀이>는 성주신의 내력을 노래로 풀이하는 것이다. 성주신이 기거하는 본향(本鄕)은 경상북도 안동으로 여겨지는데, 이는 무교 등의 민간신앙에서 두루 나타나는 보편적인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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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륭굿
철륭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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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조왕(竈王)굿: 부엌에서 부뚜막을 관장하는 조왕신을 위한 굿이다. 조왕신을 위하여 집안에서는 매일 깨끗한 정화수를 바치기도 한다.

⑤ 철륭굿: 장독대를 관장하는 철륭신을 위한 굿이다.

⑥ 외양간굿: 외양간을 관장하는 신을 위한 굿이다.

⑦ 측간굿: 측간, 즉 변소를 관장하는 신을 위한 굿이다.

6 판굿: 집집마다 걸립굿을 마친 농악패가 밤이 되면 마을의 공터 등에 모여서 마을 사람들을 위해 각종 기예를 보여주면서 놀이판을 펼치는데, 이를 판굿이라 한다. 걸립굿이 종교적 의 미를 갖는 것인 반면에 판굿은 오락적 성격을 갖는다. 이 때에는 쇠잽이의 부포놀이, 장구잽이의 설장구, 소고잽이의 소고춤 또는 상모놀이, 북잽이의 북춤 등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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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쇠와 사당(남사당 놀이)
상쇠와 사당(남사당 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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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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