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가 깨달음을 얻은 성도절(12월 8일), 그리고 부처가 열반에 든 열반절(2월 15일)은 아시아권에서는 크게 중시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성도회나 열반회 모두 중국과 한국에 관련 기록이 거의 없는 것으로 보아 불생일에 비해 중시되지 않았고, 전국 대부분의 사찰에서 거행하는 큰 명절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부처가 출 가한 출가절에 대해서는 기념 법회나 행사가 있었다는 기록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성도회(12월 8일)는 부처가 보리수 아래에서 깨달음을 얻은 것을 기념하는 법회이다. 중국 당의 백장청규에 근거하여 편찬한 『칙수백장청규(勅修百丈淸規)』에는 “납월(臘月) 8일 석가여래의 성도일에 비구중을 이끌고 향화 등촉 다과 진선을 마련하여 공양한다.”라고 기재되어 있는데, 이는 중국이나 우리나라를 통틀어 유일한 사료다. 우리나라에서는 관련 사료가 발견되지 않고, 현재는 12월 1일부터 8일까지 석가모니불 정근(精勤)을 하고 8일 새벽 땅콩죽 등을 먹고, 계를 받지 못한 신도들에게 계를 주기도 한다.
열반회(2월 15일)에 대해서는 『석씨요람(釋氏要覽)』 기일(忌日)조에 “2월 15일 부처의 열반일에 천하의 승속이 모두 모여 공양을 한다.”라는 기록과 『대당구법순례행기(大唐求法巡禮行記)』에 등주 적산 법화원에서 “2월 14일에 도속이 모여 밤새 예불을 한다.”라는 기록이 있다. 『대당서역기(大唐西域記)』 등을 보면 인도에서는 “가람 중심에 열반을 상징하는 와불(臥佛)이 있고, 그를 중심으로 무차대회(無遮大會)를 설행한다.”라고 하여 인도에서 불교가 쇠퇴하기 전에 열반회가 성행하였음을 알 수 있다. 열반절에는 법회를 갖고 열반경을 강설하거나 부처의 열반 전의 행장을 모은 『유교경(遺敎經)』을 읽는 것이 일반적인 모습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열반절과 성도절, 그리고 출가절 모두 관련 기록이 보이지 않으며, 최근 부처의 일생과 연관된 4대 명절을 신행 절기로 삼으면서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