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문화사
  • 36권 한 해, 사계절에 담긴 우리 풍속
  • 4 세시 풍속과 종교
  • 03 기독교의 연중 행사
  • 종교개혁과 교회력
진철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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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개혁의 창시자 마틴 루터
종교개혁의 창시자 마틴 루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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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기 종교개혁 이후 중세 전체를 지배하였던 교회력의 위치는 흔들리기 시작하였다. 즉, 중세 교회의 독단과 신앙의 타락에 반기를 든 종교개혁가들은 교회력에 대해서도 근본적인 회의를 느끼기 시작하였다. 이들은 그리스도의 교훈을 근거로 하여 성경이 보증하지 않는 축제와 절기를 배척하였다. 이리하여 개신교 측에서는 신성로마제국의 선제후의 칙령에 의해 성탄절, 신년, 부활절, 승천절, 성령 강림절만을 인정하게 되었다. 특히, 영국의 청교도와 스코틀랜드의 캘빈주의자들은 교회력이 ‘로마적 제도’라고 하여 싫어하기도 하였다. 심지어 스코틀랜드의 개신교도들은 교회력을 없애려고 하였으며, 일부는 크리스마스 축제조차 없애려고 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급격한 개혁은 중세 시절에 번성하였던 수많은 축제들을 사라지게 하는 한편, 많은 사람들로부터 거부당하기도 하였다. 결국 이들 중 일부는 신대륙으로 이주하여 미국이라는 새로운 나라를 만들고, 그 속에서 자신들의 신앙에 맞는 새로운 교회를 창설하게 되었다. 그들은 교회에서 형식적 의식을 추방하였으며, 대신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 세계평화 주일, 어머니 주일, 어린이 주일 등을 제정하였으며, 신대륙에서의 농경 생활에 맞는 감사절을 지키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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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들이 인디언과 함께 추수감사절을 지내고 있는 모습
미국인들이 인디언과 함께 추수감사절을 지내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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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절(感謝節)은 본디 교회력에 포함되어져 있지 않다. 그러나 구약의 유월절, 오순절, 초막절 등은 모두 다 풍요와 해방을 선사한 하나님에 대한 감사의 예배이자 축제였다. 또 교회력 중의 많은 절기도 감사의 기도와 축제를 포함하고 있다. 감사는 하나님의 구원의 약속과 예수에 의한 이의 완성을 기리고 고마워하는 기독교인의 기본 자세이기 때문이다. 이 감사의 축제는 대개 농경 생활에 있어 수확의 기쁨을 누리는 시기로 정하여졌으며 지역마다 그 날짜가 다르다. 영국은 8월 1일 라마스의 날을 추수감사제로 지내며, 독일의 복음주의 교회는 성 미가엘의 날인 9월 29일 다음의 첫 주일을 감사절로 지낸다. 신대륙 이주 후 미국 사람들도 첫 추수(1623) 때 칠면조를 잡고, 인디안들을 초청하여 감사제를 올렸다. 이후 워싱턴 대통령 시절 11월 26일, 링컨 대통령 시절 11월 마지막 목요일, 1939년 루즈벨트 대통령 시절 11월 제 3목요일로 바뀌며 국경일로서 온 미국인들의 축제일이 되어왔다. 이처럼 감사제는 각 민족, 지역의 농업, 역사적 경험, 풍습에 따라 달리 지켜져 왔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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