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문화사
  • 37권 한국 서예문화의 역사
  • 5 한글 서예의 변천
  • 02. 정음 시기: 1443년∼1499년대
  • 훈민정음 창제 원리와 자형의 특징
박병천

세종대왕은 훈민정음의 문자로 초성(닿소리, 자음) 17자, 중성(홀소리, 모음) 11자 모두 28자를 창제하였다고 한다. 이러한 사실은 『훈민정음 해례본』 예의편 제자해(制字解)에 “정음 28글자는 각각 그 꼴을 본떠서 만들었다”라는 기록에서 알 수 있다.78) “正音二十八字各象形其形而制之.”

닿소리 17자는 상형성(象形性)이 있는 ㄱ ㄴ ㅁ ㅅ ㅇ 을 기본으로 점획을 가획(加畫)하거나 획을 연장시켜 2차∼3차의 자음을 제자(制字)하였다. 이를 정리하여 보면 다음과 같다.

- 어금닛소리[아음-(牙音)]: ㄱ ㅋ ㆁ

- 혓소리[설음-(舌音)]: ㄴ ㄷ ㅌ ㄹ

- 입술소리[순음-(脣音)]: ㅁ ㅂ ㅍ

- 잇소리[치음-(齒音)]: ㅅ ㅈ ㅊ ㅿ

- 목구멍소리[후음-(喉音)]: ㅇ ㆆ ㅎ

홀소리 11자는 천지인(天地人) 3재(三才)의 형상을 기본으로 제자하였다. 즉, 기본자(基本字) ㆍ ㅡ ㅣ 를 기본으로 제1차와 제2차로 점획을 가하여 초출자(初出字) 4종 글자와 재출자(再出字) 4종 글자를 제자(制字) 하였다.

- 기본자: ㆍ ㅡ ㅣ

- 초출자: ㅗ ㅜ ㅏ ㅓ

- 재출자: ㅛ ㅠ ㅑ ㅕ

이러한 자음[子音, 初聲]과 모음[母音, 中聲]은 좌우 위치 또는 상하 위치로 서로 결합하여 받침이 없는 가, 나, 그, 느 자와 같은 초중성합자(初中聲合字)와 각, 난, 극, 는 자와 같은 초중종성합자(初中終聲合字)가 형성되는 제자해의 원리가 있다.

훈민정음의 서체는 한글서체 형성의 시초라고 할 수 있다. 이 서체는 『훈민정음 해례본』이라는 책을 간행하기 위해 만들어진 서체이므로 판본체라고 한다. 이 판본체는 목판에 문자를 조각하여 찍어낸 서체이다. 여기에 나온 서체는 『훈민정음 해례본』의 서문에 ‘상형이자방고전(象形而字倣古篆)’이라고 밝힌 바와 같이 한자의 전서체(篆書體)를 닮았다고 하였다.

그래서 훈민정음의 자형은 전서체와 같이 점획의 선 굵기가 일정하고, 기울기는 ㅡ ㅗ ㅜ ㅛ ㅠ와 같은 가로선은 수평 방향, ㅏ ㅓ ㅑ ㅕ와 같은 세로선은 수직 방향, ㅅ ㅈ ㅊ ㅿ과 같은 사향선은 대칭이 되는 사선방향, ㅇ ㆆ ㅎ 와 같은 원은 정원(正圓)의 곡선방향으로 이루어졌다. 또 훈민정음 자모음의 가로-세로-사선의 각각은 처음부분과 끝부분은 모두 둥근 모양인 원획(圓畫, 곡선형)으로 이루어졌다.

이러한 자음과 모음이 결합되어 이루어진 초중성합자의 자형은 정사각형, 초중종성합자의 자형은 정사각형이나 직사각형과 비슷한 외형을 이루는 특징이 있다. 자음과 모음이 모여서 하나의 문자가 형성될 때 『훈민정음 해례본』의 한글문자는 자모음을 서로 닿지 않게 꾸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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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민정음 해례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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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민정음 해례본』 자모음의 원리도
『훈민정음 해례본』 자모음의 원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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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민정음 해례본』의 문자 중에는 문자의 왼쪽 위치에 발음의 고저와 장단을 나타내는 방점을 표시하되 형태는 원형에 가까운 검정색의 점으로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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