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문화사
  • 37권 한국 서예문화의 역사
  • 5 한글 서예의 변천
  • 02. 정음 시기: 1443년∼1499년대
  • 정음 시기의 판본체
  • 2. 정음 시기 판본체의 서체적 특징
박병천

훈민정음 창제 직후에 간행된 각종 목판본과 활자본 등에 나타나는 문자의 자형적 특징인 서체는 1446년 간행한 『훈민정음 해례본』의 서체와 비슷하게 나타난다. 이어 1400년대 후기에 이르면서 차차 부드러운 서체로 변화한다.

1447년 이후부터 1450년 사이에 간행된 한글 자모음의 서선(書線)을 처음과 끝부분 획형을 방획이나 원획으로 도형적으로 같게 나 타낸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 이러한 특징으로 나타낸 판본체들의 서체적 특징은 다음과 같다.

확대보기
『용비어천가』
『용비어천가』
팝업창 닫기
확대보기
『월인천강지곡』
『월인천강지곡』
팝업창 닫기

『용비어천가』의 서체는 『훈민정음 해례본』의 서체를 기본으로 하면서도 조금 변형된 서체적 특징을 이룬다. 기본 획의 부분별 굵기가 일정하고 서선의 방향이 『훈민정음 해례본』과 같으나 서선의 처음과 끝부분의 획형이 각이 진 방획으로 이루어졌다. 『훈민정음 해례본』 모음의 둥근 점을 짧은 선으로 변형시켜 나타냈다. 합자의 결구는 외형이 『훈민정음 해례본』보다 세로폭이 작은 모양을 이루고 서선 굵기와 방향이 일정하지 않아 불안정한 자형을 보여준다.

『월인천강지곡』의 서체는 기본 획의 서선 굵기와 방향, 서선의 처음과 끝부분의 획형이 직각으로 된 모양 등이 『용비어천가』와 비슷하나 보다 더 정돈된 느낌이 나고, 합자의 세로 폭이 커 보인다. 『석보상절』의 서체는 『월인천강지곡』 서체와 동일한 것으로 나타난다.

『동국정운』의 서체는 『훈민정음 해례본』의 서체와 가장 많이 닮았다. 같은 점은 모음의 짧은 선을 둥근 점으로 나타낸 것이고, 다른 점은 서선의 처음과 끝부분을 직각이 되게 나타낸 점이다. 그런데 『동국정운』의 합자에는 받침이 없는 초중성합자가 없고 모두 초 중종성합자로 이루어졌으며, 『훈민정음 해례본』의 자형보다 세로 폭이 큰 반면 서선 굵기가 아주 가는 편이다. 『동국정운』의 초중성합자 표기를 종성부분에 자음 중의 꼭지 획형이 없는 무성음(無聲音) o을 배획하여 초중종성합자의 자형과 같게 나타냈다. 그래서 모든 합자는 키가 커 보인다.

확대보기
초기 한글판본체 문자 비교도
초기 한글판본체 문자 비교도
팝업창 닫기

1450년 이후부터 1500년 사이에 간행된 판본체에 나오는 한글 자모음의 서선은 처음과 끝부분 획형을 사향획(斜向畫)이나 곡획(曲畫)으로 필사하여 부드러운 느낌이 나게 나타낸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 이러한 특징으로 나타낸 판본체들의 서체적 특징을 보면 다음과 같다.

확대보기
『월인석보』
『월인석보』
팝업창 닫기

『월인석보』는 기본 획의 서선 처음부분을 사향으로 각이 지게 뾰족한 첨획(尖畫)으로 나타냈고, 끝부분은 둥근 모양의 원획으로 나타냈으나 서선의 방향과 부분별 굵기, 자모음의 구성방법이 1450년 이전에 출간한 판본체들과 유사하다. 한 개 글자의 자모음의 서선 굵기는 비슷하나 서로 다른 합자 사이의 서선 굵기가 서로 다르고, 크기도 달라 일정한 자형을 이루지 않았다. 또 전체적인 합자의 서선 굵기를 다른 판본체 서체들보다 아주 굵게 나타냈다. 특히, 아래아(점)는 1450년 이전의 둥근 점에서 처음부분을 뾰족하게, 끝부분을 둥근 모양으로 변형시켜 나타내면서도 사향방향으로 표현하였다.

『몽산법어약록언해』는 기본 획 서선의 처음과 끝부분 획형, 서선방향, 합자의 자형 등이 『월인석보』와 비슷하나 서선의 굵기는 아주 가늘게 나타냈다. 다른 점은 가로서선의 부분별 굵기를 가운데부분을 약간 가늘게 나타낸 것이고, 끝부분을 필사체와 비슷하게 굵어진 획형으로 나타낸 것이다.

개요
팝업창 닫기
책목차 글자확대 글자축소 이전페이지 다음페이지 페이지상단이동 오류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