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문화사
  • 37권 한국 서예문화의 역사
  • 5 한글 서예의 변천
  • 03. 언문 전기: 1500년∼1600년대
  • 언문 전기의 판본체
  • 2. 언문 전기 판본체의 서체적 특징
박병천

정음시기 판본체의 특징을 보면, 자형은 기하학적 도형을 이루고, 서선의 굵기는 일정하게 수직 또는 수평방향으로 운필한 도안체형의 서체이다. 그러나 언문 전기는 이러한 서체에서 약간 부드러운 필사체의 느낌이 풍기는 자형으로 차츰 변형하게 된다.

이 시기 목판본으로 간행한 『훈몽자회』의 규격은 가로 24.6㎝, 세로 34.6㎝이고, 배자는 1면 당 10간씩의 계선(界線)으로 나누었으며, 1행 당 18자씩 배자하여 유연한 정자체의 느낌이 나게 하였다. 이 책의 내용 중 한글 자모음을 제시하여 이를 읽는 대표적인 한자를 제시했을 뿐만 아니라 자모음의 순서를 『훈민정음 해례본』과 다르게 오늘날 자음과 모음 읽는 순서와 같게 제시한 점이 특이하다. 『훈몽자회』의 서체적 특징은 1525년에 나온 『간이벽온방』의 자형과 유사하게 부드러운 느낌이 나게 나타내면서도 서선 굵기를 더 굵게 나타냈다.

1600년대에 판본체의 특이한 서체로는 천연두(두창)에 관한 내용을 기록한 『두창경험방(痘瘡經驗方)』이 있는데, 1500년대 서체와는 대조적으로 큰 변화를 가져왔다, 한 개 문자에서 자형의 형태, 자음과 모음의 크기 비례, 서선의 부분별 굵기 차이, 서선의 곡직 정도, 서선의 입필과 수필부분의 획형, 원형획의 삼각형으로의 형태변화, 점획 사이의 접필 정도 등 다양한 변형을 가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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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창경험방』
『두창경험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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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정한 필사체형의 정자체로 변한 예로 1663년에 간행된 『두창경험방』에 나타나는 한글서체를 들 수 있다. 이 서체의 특징은 자 형을 보면, 횡모음으로 된 문자는 가로 폭을 아주 크게, 종모음으로 된 문자는 세로 폭을 아주 크게 나타냈다. 이렇게 자형이 나타나는 것은 자음의 크기를 모음의 크기보다 아주 작게 나타냈기 때문이다. 기본서선의 획형을 세로서선은 입필부분을 구부린 획형으로 나타냈고, 수필부분은 둥글게 뭉툭한 획형으로 나타냈으며, 가로서선은 입필부분을 뾰족하게 위쪽으로 살짝 구부려 나타냈고, 송필부분을 가늘게, 수필부분은 굵고 둥글게 또는 모가 나게 나타냈다. 원형획인 ㅇ과 ㅎ의 원형부분을 삼각형, 꼭지 있는 삼각형, 마름모, 원형 등으로 다양한 모양으로 나타냈다. 또 자모음이 접하는 부분은 접필시켜 나타낸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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