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문화사
  • 37권 한국 서예문화의 역사
  • 5 한글 서예의 변천
  • 03. 언문 전기: 1500년∼1600년대
  • 언문 전기의 필사체
  • 1. 언문 전기 필사체의 서지적 특징
박병천

1500년대에 남아 있는 한글 필사체의 자료로 현존하는 것이 드물다. 필사본은 아니지만 금석문으로 남아 있는 석비의 비문이 있고, 임금이나 선비들이 쓴 편지 글씨가 있다.

현존하는 최초의 한글 비문으로는 1536년(중종 31)에 이문건이 부모 묘소 앞에 세운 것이 있다. 이 비의 측면에 영비(靈碑)라고 한자로 새기고 아래에 두 줄로 ‘녕비라거운사화니브리라-이글모사려알위노라’라고 한글서체로 음각을 하였다. 이 비는 영험한 비석이니 손대지 말라는 글로 비의 훼손을 막기 위해 세운 것으로 국내의 최초의 한글 비문이다. 이 비는 훈민정음이 창제된 지 100년도 안 되는 시기에 세워진 것이기에 의의가 크다.

1500년대 필사 자료로는 1597년(선조 30)에 선조가 숙의(淑儀)에게 간결하게 써서 보낸 선조어필인 한글편지가 있고, 일반 사대부 의 언간으로 연대가 추정되는 필사체 자료들이 있다. 1571년 6월과 7월에 송강 정철 모친이 아들에게 보낸 편지, 정철이 선조 초에 집에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편지가 있다. 또 선조 초에 쓴 것으로 추정되는 퇴계 이황이 강원도 횡성에 살고 있던 조목(趙穆, 1524∼1606)에게 보낸 편지의 겉봉 한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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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비문 <영비(靈碑)>
한글비문 <영비(靈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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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어필언간 <정숙옹주에게>
선조어필언간 <정숙옹주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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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1600년대 임금이 직접 쓴 필사 자료로는 1603년(선조 36) 12월 19일과 1604년에 선조가 정숙옹주에게 쓴 두 편의 한글편지, 1641년(인조 19) 효종이 중국 심양에 볼모로 있을 때 장모에게 보낸 한글편지, 1685년(숙종 11) 숙종이 효종의 딸 숙휘 공주에게 아들 사망을 위로하기 위해 쓴 한글편지 등이 있다.

1600년대에 왕비들이 쓴 필사 자료로는 인선왕후(효종비)가 1650년(효종 1) 숙명공주에게, 1660년(현종 1) 숙경공주에게, 1662년(현종 3) 숙휘공주에게 보낸 한글편지가 있고, 명성왕후(현종비)가 1662년 숙휘공주에게, 인현왕후(숙종비)가 숙휘공주에게 보낸 한글편지 등이 있다. 1600년대 일반인들이 쓴 필사 자료로는 1679년(숙종 5)에 우암 송시열이 여인 민씨에게 쓴 한글편지, 곽주가 1602년(선조 35)에 부인 하씨에게, 1612년(광해군 4)에 장모에게 쓴 한글편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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