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문화사
  • 38권 무속, 신과 인간을 잇다
  • 3 무당의 생활과 유형
  • 03. 무당의 여러 유형과 역할
  • 춤추는 무당과 춤추지 않는 무당
  • 독경 위주로 앉은굿을 하는 법사
이경엽

법사(法師)는 독경을 하는 사제자를 지칭한다. 요즘에는 남자 무당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본래 법사는 수행에 힘쓰고 설법을 하는 승려를 지칭하는 용어인데, 독경하는 이를 지칭하는 말로 차용되었다. 강신 체험 후 또는 신내림이 없이 스승 법사에게 학습후 법사가 되기도 한다. 신내림을 받아 법사가 되는 경우, 강신무와 비슷하게 무병을 앓고 내림굿을 한 후에 법사가 된다. 현재 활동하는 법사 중에는 판수처럼 안맹인 경우는 거의 없고 학습보다는 강신 체험을 통해 법사가 되는 사례가 더 많다.

법사의 의례는 대부분 독경 형식으로 진행된다. 법사들은 특히 안택과 미친경(미친굿) 등을 도맡아 했다. 1960년대 이전에는 봄과 가을에 안택을 많이 했고, 주술적 의료의 성격이 가미된 미친경 등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해 법사의 앉은굿이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특히, 충청도 법사들의 미친굿은 그 효험이 대단하다고 해서 전국적으로 불려 다니기도 했다.

법사가 읽는 경문은 신통(神統)의 나열, 신병(神兵)의 결진, 귀신의 착금(捉擒) 등의 내용으로 되어 있다. 경문의 종류는 수십 가지가 있는데, 경의 내용과 기능에 따라 축사경(逐邪經), 가신봉안경(家神奉安經), 축원문(祝願文) 등으로 나뉜다. 경문은 대개 한문구에 토를 단 것으로 구송만으로 그 의미를 알기 어려워 책자로 발간되는 경우가 많다.

법사들의 독경의례는 전국적으로 전승되었으나 근래에는 충청도, 강원도, 전북 등지에서 주로 전승되고 있다. 그리고 요즘에는 독경만을 따로 하지 않고, 선굿을 하는 무당들과 같이 굿을 하게 되면서 앉은굿과 선굿이 복합되는 현상이 많아지고 있다. 앉은굿의 한 절차인 대잡이의 역할은 여성 무당인 보살이 담당하고, 그 보살이 일정 의례를 담당하면서 이런 현상이 일반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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