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문화사
  • 38권 무속, 신과 인간을 잇다
  • 3 무당의 생활과 유형
  • 05. 무당의 대외 활동과 전통 예술
  • 무속 집단의 조직, 신청(神廳)
  • 서울 풍류방
이경엽

서울 노량진에 있던 풍류방은 굿에서 음악을 담당하는 전악(典樂), 기대(啓對), 채비(自備) 등 남녀 무악인(巫樂人)들로 구성된 조직이다. 전악은 남자 혜금수(嵆琴手), 호궁인(胡弓引)과 관수(管手)를 말하고, 기대는 굿에서 장고를 담당하던 여자를 말한다. 채비는 차비(差備)라고도 하는데 굿에서 징과 제금을 담당하던 여자이다. 이 3사람을 총칭해서 삼채비(三差備) 또는 전악이라고 하며 이들이 모여 이룬 조직이 바로 풍류방이다.

굿에서 무악을 담당하는 자신들과 무당과의 ‘특약(特約)’ 관계를 나타내는 <만신열록기(萬神列錄記)>가 있는 것으로 보아, 이들이 일정한 무당과 독점적인 관계를 맺고 무악 활동을 하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또한, 『조선 무속의 연구』에 소개된 완의문(完議文)을 보면, 이들은 자신들과 독점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무당들[‘감골(甘骨)’이라 한다]을 다른 무악인들에게 사고 팔 수도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완의문’의 내용은 무당[巫戶]과 자신들이 상호 의존적이라는 전제하에 이른바 ‘도영장지임(都領長之任)’의 폐해를 벗어나 양자가 공생하기 위해서 공동의 기금을 모아 관리하기로 하고 그것과 관련된 규약을 정한 것이다. 따라서 풍류방의 완의문에는 다른 신청의 문서들처럼 상호간의 친화, 단결, 상호부조에 대한 내용은 등장하지 않는다. 아키바에 의하면, 풍류방은 선생안제와 같은 선배 악인들에 대한 제의를 갖고 있지 않으며, 오로지 무악인들의 경제적인 면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

개요
팝업창 닫기
책목차 글자확대 글자축소 이전페이지 다음페이지 페이지상단이동 오류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