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문화사
  • 38권 무속, 신과 인간을 잇다
  • 3 무당의 생활과 유형
  • 05. 무당의 대외 활동과 전통 예술
  • 무속 집단과 전통 예술
  • 예술가 집안 진도의 박씨 가계
이경엽

진도에는 16개 집안의 무계가 있었는데 그 중에서도 박씨 무계의 활동이 널리 알려져 있다. 박씨 가계 인물 중에서는 진도씻김굿 예능보유자였던 박병천이 유명하다. 그의 가계를 보면 대물림한 대 수나 배출 인사의 면면 등에서 진도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를 대표할 만한 예술가 집안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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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씻김굿 악사
진도씻김굿 악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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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천은 생전에 9대조 할아버지가 진도에 들어온 입도조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입도를 전후한 활동상이 알려져 있지는 않다. 박씨 무계가 진도에서 활동 기반을 다진 것은 헌영의 세 아들인 덕균, 덕인, 덕춘 대인 것으로 전한다. 특히, 이 중에서 덕인은 진도에 유배온 정만조가 『은파유필』에서 ‘증가자(贈歌者) 박덕인’이라고 해서 각별하게 주목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덕인의 아들 종기(1879∼1941)는 대금 산조를 정립한 인물로 진도아리랑을 체계화하는 데 기여했으며, 1930년대에 서울에서 설립된 조선성악연구회의 기악부에서 활동했다.

박병천의 바로 윗대 인물 중에서는 고모인 박선내가 많이 거론된다. 진도씻김굿이 학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1960년대 이후 지금까지 진도에서 가장 굿을 잘한 인물로 꼽히는 인물이다. 박선내의 외손녀는 전남 무형문화재인 남도잡가 예능보유자로 활동 중이다. 그리고 박병천과 더불어 진도씻김굿 예능보유자로 활동해온 김대례는 박종기의 외손녀이기도 하다. 덕춘의 후손인 동준·남준·서준·북준 4형제와 이들의 후대 인물 중에도 이름난 예인들이 많다. 동준의 딸들인 박보아·박옥진은 국극단에서 이름을 날리던 최고의 배우이며, 남준의 아들 박병원은 씻김굿 예능보유자(악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리고 박옥진의 3딸 김성녀·김성애·김성아는 연극(마당놀이) 배우, 판소리 명창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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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박씨 가계도
진도 박씨 가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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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박씨 가계는 말 그대로 예술가 집안이라고 할 만큼 수많은 예인들을 배출했다. 박병천의 자녀인 환영과 미옥, 성훈 등이 씻김굿 악사와 당골로 활동하고 있고, 그들의 후대에서도 국악 수업을 하며 예능적인 자질을 키워가는 학생들이 나오고 있다. 과거의 모습이 아니라 현재 진행형이라는 점에서 각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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