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안도굿 중 나라굿이나 재수굿의 서낭거리에서 부수적으로 연행되는 무당굿놀이이다. 등장하는 인물은 서낭신, 집장사령, 자리곰방 등이다. 각 등장 인물에 따라 역할이 배분되어 연행이 이루어진다. 서낭신은 서낭굿을 주제하던 무당이 그대로 역할을 맡고, 자리곰방은 관중 가운데 한 사람이 맡는 식으로 역할이 배분되어 연행이 이루어진다.
자리곰방놀이는 만신이 무가를 읊으면서 서낭맞이를 하고, 서낭이 사령을 불러 죄인을 잡아오라고 호령을 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사령이 죄인 자리곰방을 잡아와 죄를 묻는다. 하지만 자리곰방은 어떻게 해서 잡혀왔는지 알 수 없다고 대답한다. 사령은 여러 집을 다니면서 ‘시살’, 곧 나쁜 짓을 하고 다녔기 때문에 용서할 수 없다고 호통을 친다. 그러나 자리곰방은 끝내 그런 일을 하지 않았다고 맞서니, 사령은 매로 다스린다. 그런 후, 사령은 자리곰방을 나라 밖으로 몰아내겠다고 하면서 마지막으로 먹고 싶은 것을 이야기하라고 한다. 하지만 자리곰방은 쇠(돈)를 먹겠다고 한다. 이에 사 령은 구경꾼들에게 돈을 거두어 준다. 사령은 이 돈을 가지고 곱사춤이나 병신춤을 추면서 퇴장한다. 그리고는 다시 나와서 이번에는 고맙다고 복을 주러왔다고 하면서 구경꾼들에게 복을 준다.
자리곰방놀이에 등장하는 자리곰방은 그 성격이 모호하다. 재앙을 일으키는 존재인 듯 보이지만 분명하지 않다. 사람들의 삶에 장애가 되는 사회적 악을 일으키는 존재로 파악되기도 한다. 집집마다 다니면서 나쁜 짓을 하는 존재인 것이다. 이로 보아 자리곰방놀이는 자리곰방의 성격이 사회적 재앙이라는 양상으로 변화하기는 했지만, 재앙의 원흉을 축출하는 무당굿놀이의 일종이라 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