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해도굿의 맨 마지막에 행해지는 무당굿놀이이다. 잡귀 잡신을 풀어먹이는 굿으로 서울·경기 지역의 뒷전이나 동해안 별신굿의 거리굿과 유사한 속성을 가지고 있다. 마당굿에는 여러 장애인들이 등장한다. 연행 주체인 만신에 따라 그 장애 형상은 다르다. 김금화 만신의 마당굿을 보면 찔뚝이, 기바리, 천상바라기, 바보, 등꼽장이, 용창 먹은 사람, 장님 등이 등장한다. 박선옥 만신의 마당굿에서는 장님판사, 판사 죽은 병자귀, 등꼽쟁이, 다리하나 짤린 귀신, 조막손이 등의 장애인이 등장한다. 이들 장애인들을 형상화하는 방식은 만신 1인에 의해서이다. 해당 장애인의 특징을 만신이 흉내내는 방식으로 연행이 이루어진다. 만신이 각 장애인으로 전환하여 그 모습을 실감나게 표현한다. 만신은 평상 복장으로 장애인들의 흉내를 내고, 장고잽이와 재담을 주고받으며 해당 장애인의 성격이나 특징을 표현한다.
김금화 만신이 연행한 마당굿의 내용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찔뚝이는 한 다리를 찔뚝 절면서 등장하여 먹구 놀구 간다며 춤을 추고, 기바리는 사지를 모두 이용하여 기어서 등장하여 그 상태 로 춤을 추고는 차려 놓은 음식을 먹는다. 천상바라기는 두 번에 걸쳐 춤을 춘 후 장애가 낫게 된다. 바보는 장가를 보내달라고 하며 술도 마시고 춤을 추다가 장애를 고치고 퇴장한다. 등꼽장이는 이 굿 바라고 열 닷새 보름 걸어 왔다면서 숨이 턱에 닿은 채 좋아라고 춤을 추고, 용창 먹은 사람은 코에 작은 창호지를 붙이고 코먹은 소리로 병신난봉가를 부른다. 끝으로 장님이 휘번뜩 눈을 돌리며 등장하여 파경을 한다. 이렇게 김금화 만신의 마당굿은 장애인들이 각각 장애의 특성을 드러내는 움직임을 보이며 등장하여 한바탕 놀고, 춤을 추며 노래를 부르기까지 한다. 그리고 각각의 장애가 다 고쳐지게 된다. 마당굿에 등장하는 장애인들은 공통적으로 자신들의 특징적인 장애를 드러내면서 등장하고, 장고잽이와 이러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고 음식과 술을 먹고 마신 후 장애를 극복하고 퇴장하는 양상을 보인다. 등장, 정체 밝히기, 놀고먹으며 춤추기, 장애 고치고 퇴장하기 등의 순차적 구조가 동일하게 반복되는 양상이다.
박선옥 만신의 마당굿도 등장하는 장애인들이 조금은 다르지만, 김금화 만신의 마당굿과 유사한 내용을 가지고 있다. 김금화 만신의 마당굿에서처럼 이 장애인들은 만신의 흉내내기를 통해 그 형상화가 이루어진다. 만신은 평복 차림으로 행위 흉내와 해설을 통해, 장애인들을 형상화한다. 장님판사의 경우 자신과 무당이 다른 점을 길게 이야기하는 데 치중한다. 판사 죽은 병자귀, 등꼽쟁이, 다리하나 짤린 귀신 등은 자신의 장애와 연관된 병이나 장애들이 생기지 않도록 막아주겠다는 약속을 한다. 박선옥 만신의 마당굿에 등장하는 장애인들은 공통적으로 대접을 받는다. 그들은 “먹고 가라 받아 가라 헝께 얼마나 좋은지 몰르고”라 하면서 좋아하고, “한 상 먹고” 간다. 이들 장애인들은 대체적으로 등장하여 자신의 정체를 밝히고, 자신이 장애를 갖게 된 이유나 장애로 인한 한풀이를 한 후, 얻어먹고는 ‘연화대로 간다’며 퇴장하는 과정을 거친다. 김금화 만신의 마당굿과 비교해 보았을 때, 상대적으로 춤과 노래가 덜하기는 하지만 대체적 전개 양상은 유사하다. 다만, 김금화 만신의 마당굿의 경우 장애인들이 장애를 고치고 퇴장하는 양상을 보이는 반면에, 박선옥 만신의 마당굿의 경우 유사한 장애나 관련되는 질병에 걸리지 않게끔 하겠다는 다짐을 한다는 점이 다르다.
황해도 마당굿은 잡귀 잡신을 풀어먹는 무당굿놀이이다. 잡귀 잡신이 장애인들로 구체화되어 등장한다. 이들은 자신들의 한을 이야기한 후, 그 한을 풀고 되돌아간다. 배불리고 먹고, 하지 못했던 것을 하고, 마침내는 장애가 풀리기까지 한다. 한을 품고 죽었거나 비정상적인 죽음을 당한 존재들에 의해 생길 수 있는 재앙을 예방하자는 의도에서 이들을 대접해 먹이고, 신명풀이를 하게 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