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문화사
  • 39권 삶의 공간과 흔적, 우리의 건축 문화
  • 1 한국 건축의 변화 양상
  • 03. 한국 전통 건축의 특성
  • 외관의 아름다운 의장성 추구
천득염

한국의 전통 건축에서는 의장적으로 안정되고 아름다운 외관을 만들기 위하여 특별한 고려를 한 점을 찾을 수 있다. 중국이나 일본의 고대 건축에 비하여 규모나 정치함에서는 다소 떨어진다고 하겠지만 의장의 기본원리에 충실하여 우아하면서도 단아한 아름다움을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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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객사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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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거의 모든 건물에 필수적으로 갖추어진 기단, 앞면은 하얀 창문, 뒷면과 옆면은 벽으로 이루어진 건물의 축부, 공포로 받쳐진 육중하지만 날렵한 지붕 등으로 구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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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도 순천 송광사 지붕의 곡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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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 영주 성혈사 나한전 꽃살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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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지붕과 기단, 그리고 축부의 비례, 기둥의 배흘림과 안쏠림, 귀솟음, 그리고 지붕처마의 안허리곡(후림)이나 앙곡(조로)은 목조 건축의 외양에서 독특한 아름다움을 지닌다. 기둥 중간 부분의 직경을 좀 더 크게 하여 소위 배흘림을 가지게 하는데, 이와 같은 방법은 그리스 건축에서도 볼 수 있는 것으로 중국과 일본 등의 건축에서 나타난 감보다 훨씬 안정감을 주어 아름답다. 우리나라에서는 이 양식을 고대에서부터 시작하여 고려시대, 조선시대는 물론 근래에 와서도 목조 건축에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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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선의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영주 부석사 무량수전의 지붕
곡선의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영주 부석사 무량수전의 지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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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둥의 상단을 미세하게 안쪽으로 기울게 하는 것을 안쏠림이라고 한다. 이렇게 하면 시각적으로 안정감을 느끼게 되는데 이러한 기법을 우리의 전통건축에서는 즐겨 사용하였다. 뿐만 아니라 귀기둥을 중간의 평기둥보다 약간 길게 하고 두껍게 하여 기둥을 솟아 올리도록 하였는데, 그 결과 육중한 지붕이 아름다운 곡선을 이루어 나는 듯 날렵하게 보이며 처마곡선과 조화를 이루도록 하였다.

한국 건축의 선은 유연성을 갖는 것이 특징이다. 이 유연성은 지붕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한국의 지붕은 처마선과 용마루선이 유연한 곡선을 이룬다. 지붕처마의 곡선미는 우리의 전통건축에서 나타나는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다. 우리 건축에서는 직선이 없고 곡선이 주를 이룬다. 건물의 중앙부 처마에서는 조금 처지고 귀부분에서는 약간 치켜 올라가게 하는 수법을 ‘조로’라고 한다.

또한, 서까래의 길이를 중앙부에서는 좀 짧게 하고 지붕의 귀부분 으로 가면서 길게 하여 후림을 주는데 이 역시 지붕을 곡선화함으로써 아름다움을 더하고 있다. 이처럼 한국의 지붕선은 현수곡선이지만 중국의 지붕선은 추녀마루와 처마는 끝단에서는 곡선이나 용마루선은 직선이며 일본의 지붕선은 처마선과 용마루선 모두가 일반적으로 직선으로 동양 삼국이 대조적이다. 결국 직선보다는 곡선을 이루는 지붕이 부드럽고 우아하며 아름다움을 더 지닌다 할 것이다.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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