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문화사
  • 39권 삶의 공간과 흔적, 우리의 건축 문화
  • 2 모둠살이와 살림집: 전통마을과 한옥
  • 02. 한옥
  • 한옥의 공간구성
  • 2. 한옥의 공간구성
  • 건물의 구성
한필원

한옥은 여성공간인 안채와 남성공간인 사랑채를 중심으로 행랑·사당·별당 등 여러 채(棟)로 구성된 복합체다. 그러나 ㅁ자형 주택에서처럼 안채와 사랑채 그리고 주요 부속채가 한 몸채로 구성되기도 한다. 안채와 사랑채를 별동으로 구성할 경우, 그 사이에 벽이나 담장을 설치해 시선을 차단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필요에 따라 서로 긴밀히 연결될 수 있는 건축적 처리를 한다. 행랑채는 하인들이 거처하는 공간으로 문간·창고 등과 같이 구성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리고 별당은 주인의 여가와 사교 등을 위한 공간으로 대전의 동춘당이나 상주의 대산루와 같이 살림채와 약간 거리를 두고 구성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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툇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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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을 이루는 건물, 곧 채는 기본적으로 칸(間)과 퇴로 구성된다. 칸은 한국 건축의 기본적인 공간단위로, 기둥과 기둥 사이의 공간 또는 4개의 기둥으로 규정되는 공간을 지칭한다. 전자의 의미로 사용될 때, 칸은 대개 8∼9자의 크기로 정해진다. 한 자의 치수는 건축에 사용된 척도(자)의 종류에 따라 일정하지 않았으나 후에 곡척(曲尺)이라 하여 30.3㎝로 통일된다. 대규모의 주택을 흔히 99칸 집이라고 일컬을 때의 칸은 후자의 의미로 쓰인 것이다.

퇴는 칸의 절반 정도 폭으로 구성되는 공간이다. 칸으로 이루어진 몸체의 전후 혹은 좌우에 부가되어 툇간을 이룬다. 툇간에 설치된 마루를 툇마루라 부른다.

조선 후기 이후 한옥의 공간적 특징 중 하나는 퇴공간이 발달한 것이다. 퇴는 기본적으로 몸체의 전후에 덧붙여지지만, 전후좌우에 모두 설치되기도 한다. 이런 전후(좌우) 툇집은 대개 5열의 도리와 보 방향으로 4열의 기둥을 가지는 2고주 5량구조를 갖는다. 툇간에 설치된 툇마루는 실들 사이를 서로 긴밀히 연결하고 또 실내공간을 마당이나 외부와 연결하는 매개공간의 성격을 갖는다. 또한, 툇간까지 실내공간을 확장할 수도 있다. 그리고 칸으로 이루어지는 기본적인 공간만으로는 생활에 필요한 가구와 비품들을 두기 어려웠기 때문에 툇간에 수납공간을 삼차원적으로 조성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매개공간과 보조공간 역할을 하는 툇간이 있어서 한옥은 단순한 공간구성으로도 풍부한 생활을 무난히 담아낸다.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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