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문화사
  • 40권 사냥으로 본 삶과 문화
  • 1 선사시대사냥의 문화-사냥감에서 사냥꾼으로-
  • 03. 구석기시대 인류와 사냥: 사냥꾼으로
  • 석기의 발달 - 본격적인 사냥꾼으로
조태섭

구석기는 인류가 250만 년 동안 생활해 오면서 만든 가장 훌륭한 연모라고 할 수 있다. 더욱이 이 석기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많은 변화와 새로운 모습으로 나타나, 이를 만든 사람들의 뜻과 지혜가 점진적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알 수 있으므로 중요한 도구이기도 하다.

옛사람들이 돌을 깨어 연모를 만들기 시작한 이후 새로운 문화인 돌을 갈아서 연모를 만드는 신석기시대가 도래하기까지 오랜 기간 동안 계속되는 구석기 문화에 있어서 나타나는 구석기들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많은 변화가 있어 왔다. 또한, 이 석기들을 만드는 제작 방법 또한 다양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먼저 250만 년부터 약 30만 년 전까지 계속된 전기구석기시대의 석기들은 가장 기본적이고 일반적인 방법으로 만든 석기들임을 알 수 있다. 이 시기의 가장 이른 석기들은 일반적으로 강이나 바닷가에 흔히 나타나는 둥근 자갈돌을 주어다 한두 번 떼어내어 날을 만들어 쓴 찍개(chopper)들을 들 수 있다. 특별한 암질의 선택이나 모양의 다듬음 없이 단순히 날을 만들어 쓰는데 주안점을 두었다. 이후 나타나는 석기가 양면석기(주먹도끼, biface)로 자연돌의 외부를 부분 또는 전면으로 다 다듬어 떼어내고 날카로운 날을 만든 석기로, 대상을 자르고, 깎고, 베고 하는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만능 석기였다. 이 시기의 석기들은 일반적으로 커다란 크기의 무겁고 두터운 것으로 손으로 직접 쥐고 쓰는 도구였다.

이러한 전기구석기시대의 돌과 돌을 직접 부딪쳐 떼어 석기를 만드는 제작 방법이 한층 더 발달하여 새로운 석기를 만드는 방법이 나타나게 되는 시기가 중기구석기시대이다. 일반적으로 르발루아 기법(Levallois Technique)으로 일컬어지는 석기 만들기로, 돌의 둘레를 돌아가면서 다 떼어낸 다음 세워놓고 길게 떼어내면 얇고 넓은 격지 조각이 만들어지게 되며 이것을 좀 더 잔손질하여 찌르개(point)와 같은 도구로 쓰는 것이다. 이때부터 사람들은 무게도 가볍고 날도 매우 날카로운 도구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석기제작 방법은 전기구석기시대의 석기제작 방법보다 훨씬 복잡하고 고도의 숙련된 기술이 필요하였다. 이러한 점은 석기의 변화 못지않게 제작 방법에서도 진일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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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기시대의 대표적인 석기–전기구석기시대-찍개와 주먹도끼
구석기시대의 대표적인 석기–전기구석기시대-찍개와 주먹도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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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구석기시대-르발루아 찌르개
중기구석기시대-르발루아 찌르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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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구석기시대-찌르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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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구석기시대-밀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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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지를 사용하여 도구를 만들기 시작하면서 후기구석기시대에는 새로운 석기 만드는 기술이 등장하는데, 이것이 바로 돌날떼기수법(Blade Technique)이다. 둥글거나 모난 원래의 돌을 가로로 떼어내 편평한 타격면을 만들고 이 면에 수직으로 길고 힘있게 내리치면 마치 칼날과도 같은 길고 얇은 격지들이 생긴다. 이 격지들을 다시 떼어내고 섬세하게 잔손질하면 연모가 되는 것이다. 이러한 작업을 거쳐 만들어진 석기들로는 찌르개, 긁개, 밀개, 새기개 등 150종이 넘는 다양한 석기들이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더구나 이러한 돌날격지는 하나의 몸돌에서 반복해 떼어내면 때에 따라서는 수십 개, 혹은 백여 개까지도 한 번에 생산할 수 있는 경제적이며 효과적인 석기 제작방법이었다.

이렇게 정교하게 만든 석기들이지만 이들은 무게도 매우 가볍고 크기도 작아, 이 연모들을 그냥 사용하여 도구로 쓰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긴 나무막대기나 뼈 등에 묶어 사용하는 법을 터득하여 창을 만들어 쓸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방법은 이미 찌르개 등이 많이 출토되는 중기구석기시대의 사람들도 사용하였을 것으로 짐작되지만 본격적인 제작과 사용은 후기구석기시대 사람들에 의해서이다. 이 시기의 사람들은 창을 가지고 다니며 찌르는 것뿐만 아니라 던지기도 하였는데, 던지는 창을 더욱 멀리 갈 수 있도록 개발한 창던지개(propulseur)는 연모를 사용하는 가장 진일보된 기술로도 여겨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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