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문화사
  • 40권 사냥으로 본 삶과 문화
  • 1 선사시대사냥의 문화-사냥감에서 사냥꾼으로-
  • 04. 구석기시대 동굴 벽화에 나타난 옛사람들의 사냥
  • 구석기시대 동물과 사냥그림
  • 1. 들소
조태섭

프랑스의 피레네 산맥 끝자락 아리에쥐 지방의 니오(Niaux) 동굴은 1900년대 초반부터 알려진 중요한 선사 동굴 유적이다. 입구는 매우 크고 길이가 약 2㎞ 되는 이 동굴은 실제 여러 갈래로 난 가지굴들의 길이를 합하면 15㎞에 이르고, 이러한 굴의 곳곳에 옛사람들의 흔적이 나타난다. 후기구석기시대에서도 끝무렵인 막달레니앙 후기에 속하는 이 동굴에서는 들소, 말, 산양, 족제비, 물고기 등의 많은 그림이 있다. 이 가운데 겹쳐진 채로 그려진 들소의 그림이 우리에게 주목을 끄는 이유는 그려진 들소의 몸통에 표현된 화살표 모양의 창의 모습이다.

확대보기
창에 맞은 동물-들소(1) 그림
창에 맞은 동물-들소(1) 그림
팝업창 닫기
확대보기
창에 맞은 동물-들소(1) 그림
창에 맞은 동물-들소(1) 그림
팝업창 닫기
확대보기
창에 맞은 동물-들소(1) 사진
창에 맞은 동물-들소(1) 사진
팝업창 닫기

한 마리의 들소의 몸에는 대 여섯 개의 창이 꽂혀있는데 모두 일정한 방향으로 그려져 있지만 이 창들은 한꺼번에 그려진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두 개의 짧은 모습의 창은 붉은 색으로 그려져 있어 검은 색의 다른 창들과는 다른 것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들소의 몸에도 화살표처럼 표현된 최소한 2개의 창이 그려져 있다. 이렇게 두 마리의 들소에 표현되어진 창은 모두 똑같지 않고 적어도 3가지로 구분되며(검은 색의 긴창, 짧은창, 붉은 색의 짧은 창), 이것은 같은 시기에 한 번에 창을 그린 것이 아니었음을 알려준다. 당시 사람들은 사냥하러 갈 때마다 동굴 벽에 그려진 들소에 창의 모습을 그려 넣으면서 이 짐승을 잡게 해달라는 의식을 치렀던 것은 아닐까?

확대보기
창에 맞은 동물-들소(2)
창에 맞은 동물-들소(2)
팝업창 닫기

위 그림의 니오 동굴이 위치한 곳에서 서쪽으로 약 200m 떨어진 곳에서도 같은 성격의 창에 맞은 짐승들이 표현되고 있는데, 주목할 것은 이 동물 그림이 굴의 아주 높은 지점이나 파여진 곳에 자리한 것이 아니라, 그려진 곳의 바로 앞으로는 넓고 편평한 자리가 있는 접근하기 좋은 길목에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당시 사람들이 이러한 사냥그림을 바로 앞에서 그리며 의식을 치를 수 있었음을 가늠하게 한다. 한편, 그려진 들소들 가운데 두 마리의 몸에 역시 창이 그려져 있는 것이 확인되는데, 이러한 창 맞은 짐승은 비단 들소뿐만 아니라 중간 부분에 있는 산양도 창을 맞은 것으로 표현되고 있다.

개요
팝업창 닫기
책목차 글자확대 글자축소 이전페이지 다음페이지 페이지상단이동 오류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