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고려왕들의 사냥 시기는 여름을 제외하고는 봄과 가을, 겨울에 많이 행해졌음을 알 수 있다. 특히, 2월과 10월에 집중적으로 나타나는데, 2월 수렵은 먹이를 찾아 날아온 꿩 등의 새를 잡기 위해 매사냥을 주로 하였다. 5∼7월 여름 수렵의 빈도수가 적은 것은 한참 농사철이고 날씨가 더워 수렵을 하기가 곤란하기 때문이다. 고려 때 수렵 시기는 삼국시대와 차이가 없다.
월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합계 |
빈도수 | 12 | 34 | 16 | 19 | 5 | 9 | 2 | 22 | 18 | 23 | 12 | 8 | 180 |
고려의 왕들은 주로 도성과 인접한 지역에서 1∼2일 동안 수렵을 하였다. 그런데 『고려사』에는 해당 월에 여러 차례 수렵을 즐긴 왕들도 보인다. 월별 수렵 빈도수를 보면, 2번 이상 수렵을 한 경우에 충렬왕은 7회, 충숙왕은 3회, 충혜왕은 4회, 신우가 12회로 나타난다. 3번 이상 수렵을 한 경우는 충렬왕이 1279년 9월에 3회, 충숙왕이 1317년 2월에 3회, 신우는 1384년 8월에 6회, 10월 윤달에 4회 행하였다.
이들 왕들은 한번 수렵을 나가면 장기간 체류하기도 하였다. 그 가운데 신우는 1386년 10월 서해도 수렵에 16일을 머물렀고, 충숙왕도 1330년 2월 평측문(平側門) 밖 수렵에서 6일 동안 체류하였다.
고려왕들의 수렵 장소는 ‘성밖’·‘교외’·‘동교’·‘남교’ 등 도성과 가까운 곳에서 주로 행하였으며(54회), 그 다음이 덕수현 마제산(22회), 서해도(10회), 호곶(9회), 강음(6회), 평주와 도라산(4회), 해주와 해풍(3회) 순이다. 여기서 서해도는 강화도를 가리키는 것으로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