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문화사
  • 40권 사냥으로 본 삶과 문화
  • 5 사냥의 의례와 놀이
  • 02. 사냥에서 행하는 산신제
  • 사냥을 마치고 지내는 산신제
임장혁

사냥꾼은 사냥을 마치고 돌아올 때에는 끈으로 다리를 묶어 등에 메고 운반하거나 망태기에 넣어 운반하기도 한다. 단, 머리 위에 이고 운반하지는 않는다. 그 이유는 물건을 머리 위에 이고 나르는 행동은 여성만이 하는 행동이며, 남자는 어깨에 메어 나른다. 따라서 남자가 여자의 흉내를 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542) 위와 같음. 앞서 밝혔듯이 피를 보는 것은 평화로운 상태를 위협하는 것으로 피를 부정한다. 여성이 월경을 함으로써 피를 흘리는 것은 여성 자체를 부정한 존재로 인식하였다. 이에 따라 사냥꾼이 여성의 행동을 따라하는 것은 금기로 되어 있다.

멧돼지를 잡으면 팔 쟁기라 하여 여덟 부위로 나누었다. 팔 쟁기는 머리·목·두 팔·두 다리, 양 갈비 등이다. 이 가운데 첫 손에 꼽은 것이 뒷다리이고, 목(토심 목이라고도 한다)을 버금으로 쳤다. 사람이 여덟이 넘으면 조금씩 덜 받았다.

강원도 평창군 일대의 매사냥에서는 수할치가 조금 더 가져가며, 인제에서는 매의 몫을 제한 나머지를 수할치나 털이꾼이 공평하게 나눈다. 매의 몫은 수할치가 매를 먹이는 데 드는 비용을 말한다. 경기도 이천 일대에서는 수알치와 털이꾼 사이에 3:2의 비율로 분배한다.543) 김광언, 앞의 책, 2007, pp.354∼353.

인제에서는 매사냥을 한 다음에 집으로 돌아와서 산신께 감사의 의미로 고사를 올린다. 잡힌 상태 모습 그대로 꿩을 삶아서 가까운 산에 올라가 냇가의 깨끗한 곳에 놓는다. 이때에 다른 제물을 올리지 않는다. 두 번 절한 뒤, 산에서 하던 대로 “본산 산신령이나……”를 주워 섬기고 다른 소원이 있으면 덧붙인다. 이를 ‘방우리 고사’라 부른다.544) 김광언, 앞의 책, 19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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