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문화사
  • 40권 사냥으로 본 삶과 문화
  • 5 사냥의 의례와 놀이
  • 03. 굿과 놀이에서의 모의 사냥
  • 우이동 도당제의 사냥놀이
  • 1. 우이동 도당제의 절차와 내용
임장혁

우이동 도당제는 매년 3월 초에 택일하여 행해졌지만 현재는 3월 2일로 고정되어 행하고 있다. 우이동 도당제는 안반고사·산신제·황토물림·도당굿·노구메 올리기 순으로 진행된다. 안반고사는 떡치는 안반에서 지내는 고사로 지금은 방앗간에서 떡을 치므로 교자상에 음식을 차리고 고사를 지낸다. 산신제는 도당 할아버지와 도당 할머니 시루를 각각 쪄서 준비하고 산에서 노구메를 지어 산신제를 지낸다. 산신제는 제관, 화주, 동네 사람들이 참여하여 유교식으로 지낸다. 다음날 아침 황토물림을 한다.

도당 입구로 들어오는 우이천 다리에서 황토를 펴고 제물을 황토물림상에 차려놓고 부정을 친다. 부정을 친 후에 비로소 마을 사람들이 당으로 올라갈 수 있다. 다음에 도당굿을 하는데 굿의 순서는 해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다. 도당굿은 12거리로 처음의 부정거리와 마지막의 뒷전은 항상 동일하지만, 대개 가망청배·산맞이·불사거리·장군거리·제석청배·작두거리·제석거리·사냥거리·군웅거 리·산신배웅·성주거리·창부거리·계면거리 순으로 진행된다.

① 부정거리

부정거리는 제장의 부정을 물리는 절차이다. 무녀가 부정상 옆에 앉아서 장구를 치며 부정굿 신가를 창한 뒤 부정 물을 둘리고 부정 소지를 올린다. 부정을 친 다음 촛불을 켜고 술잔을 올리고서 가망 청배로 들어간다. 이때 술잔은 도당 신령님 앞에 올린다.

② 가망청배

‘가망청배’는 조상을 청배하는 거리 또는 모든 신의 본향을 찾는 거리이다. 이 거리에서는 예전에 화주를 하다 돌아가신 분이 대신으로 들어오게 된다. 가망청배를 끝낸 후 ‘가망노랫가락’으로 들어간다.

③ 산맞이(산거리, 본향거리)

산맞이는 산거리, 본향거리, 산신굿으로도 불린다. 우이동 마을의 수호신인 도당산신을 모시는 절차이다. 굿이 처음 들어가는 거리를 산맞이라고 하여 대를 잡고 산신청배를 한다. 당주 무녀가 도당대에 대내림을 한다. 당주 무녀가 산신청배를 한 다음 도당 할아버지와 도당 할머니 대를 잡은 대잡이 2명이 선두에 서고 제관, 화주 3인, 만신, 악사의 순으로 산제당으로 올라간다.

일행이 산제당에 도착하면 도당시루를 신목 앞에 놓는다. 당주 무녀는 산신시루상 앞에서 술을 따르고 절을 3배 올린다. 무녀가 화주들에게 산신 공수를 준 다음 일행은 굿당으로 도당 산신을 모셔와 좌정시킨다. 산맞이는 큰 거리로 산신청배·산본향·산가망·산말명 등 12거리를 논다.

④ 불사거리(천궁맞이, 천존맞이)

불사거리는 하늘과 바다를 관장하는 불사제석, 곧 천존(천신)에게 인간의 수명장수와 자손 점지 등을 기원하는 굿이다. 맨 처음에 나무에 걸어놓은 불사전에 부채를 펴서 대고 불사 내림을 받아 굿을 진행한다. 불사거리는 천궁호 천궁부인·천궁신장·천궁대감·천궁창부·천궁말명·천궁수비 등 12거리를 모두 논다.

⑤ 장군거리

장군거리는 ‘상산거리’라는 명칭으로도 불린다. 장군거리는 전쟁에 나가서 싸웠던 옛날 장군님들을 모셔서 관재·송사를 막아주고, 사업하는 사람 시시비비 없게 막아달라고 기원하는 굿이다. 장군거리는 성제거리·장군거리·별상거리·신장거리·대감거리로 구성되어 있다.

⑥ 제석청배

당주 무녀가 장구만을 치며 제석청배를 하고 <제석노랫가락>을 부른다.

⑦ 작두거리

작두복을 입은 무녀가 작두를 타고 사방에 절을 한 다음 공수를 주고 기뽑기를 하여 재수를 점쳐 준다. 작두를 탈 때는 특히 부정이 없어야 하므로 작두를 잡고 있는 사람들은 입에 백지를 문다.

⑧ 제석거리

제석거리는 수명장수와 자손 번창을 비는 굿이다. 이 굿에서는 흰 장삼에 흰 고깔을 쓴 무녀가 ‘명바라 복바라’라 하여 바라에 밤과 대추를 담아 바라 팔기를 한다.

⑨ 사냥놀이

무녀가 활을 들고 사냥을 나갈 때 주민들도 몰이꾼과 말, 마부의 역할을 하며 무녀와 함께 사냥하는 과정을 모의적으로 연행한다.

⑩ 군웅거리

군웅거리는 마을의 액을 막아주는 굿이다.

⑪ 산신배웅

산맞이(산거리)에서 모셔왔던 산신을 모셔다 드리는 절차이다. 도당 산신을 모시고 내려올 때와 마찬가지로 원래 있던 자리로 도당 산신을 모셔다 드린다. 산신을 모셔다 드린 후에는 본굿을 하던 제장을 철수하고 옛 제당 건물이 있던 곳으로 제장을 옮겨 굿을 한다.

⑫ 성주거리

성주거리는 집을 관장하는 성주신을 모시는 굿이다. 성주는 집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옛 제당 건물이 있던 곳에 친 차일 안에서 굿을 한다. 성주상을 차려놓고 그 옆에 쌀함지박에 소나무가지를 놓고 대잡이가 잡고 있으면 무녀가 성주신을 청배하여 모셔 놓고 굿을 한다. 성주굿이 끝나면 대잡이가 소나무가지를 들고 성주신이 지목하는 데로 모셔다 드린다.

⑬ 창부거리

창부거리는 광대신을 모시는 굿으로 무녀가 <창부타령>을 부르고, 일년 12달의 액을 막아주는 홍수맥이를 타령으로 부른다.

⑭ 계면거리(제면거리)

계면거리는 창부거리에 이어 무녀가 <계면타령>을 부르고 계면 떡을 팔면서 <떡타령>을 부른다.

⑮ 뒷전

뒷전은 잡귀 잡신을 풀어먹이는 굿거리로 맨 마지막에 행해진다.564) 김이숙 외, 『牛耳洞 三角山都堂祭』, 도서출판 보고사, 2006, pp.22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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