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편 한국사
  • 총설
  • 01권 한국사의 전개
  • 총설 -한국사의 전개-
  • Ⅵ. 새로운 시각의 효과

Ⅵ. 새로운 시각의 효과

 위에서 한국사의 전개를 크게 네 단계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이 네 단계를 원시·고대·중세·근대로 부를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유혹을 받는다. 그러나 이 같은 명칭은 사실 형식적인 것이어서 별로 의미가 없는 것이므로, 굳이 그러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각 시기마다 일직선적으로 역사가 발전해온 것이 아니라, 계단식으로 몇 개의 도약기를 거치며 전개되어 온 것이다. 그리고 그 각 단계마다 또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으므로 해서 더욱 그러하다.

 이 점은 어떻든, 위에서 설명한 것과 같은 한국사의 전개과정은 몇 가지 중요한 사실을 제시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선 유의할 점은, 이상과 같은 전개과정은 세계의 다른 여러 나라의 그것과 궤를 같이한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한국에 왕조의 교체는 있었으나 사회의 변화는 없었다던가, 혹은 혁명에 의한 사회적 정화작용이 없었다던가, 혹은 또 비정상적인 발전을 해왔다던가 하는 견해가 일반적으로 통용되어 왔다. 그러나 사회적 발전에 인간집단의 참여가 점점 확대되어 갔다는 점에서 세계사의 발전과 조금도 다름이 없다는 점을 알 수가 있게 되었다. 그 이전 시대에 인간집단의 사회참여가 점점 축소되어 갔다는 점에 있어서도 이는 마찬가지이다.

 다음으로 주목되는 점은 모든 민족구성원이 한결같이 자유와 평등을 누리는 사회를 지향하며 한국사가 전개되어 왔다는 사실이다. 즉 모든 민족 구성원이 평등한 입장에서 정치적 활동의 자유, 직업 선택의 자유, 사상과 신앙의 자유, 학문의 자유, 결혼의 자유 등을 누릴 수 있는 사회를 이루도록 전개되어 왔다는 점이다. 이같이 한국민족이 추구해온 이상은 인류가 추구해온 이상과도 일치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점에서 한국사는 세계사에서 정당한 시민권을 누릴 자격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李基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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