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편 한국사
  • 총설
  • 01권 한국사의 전개
  • Ⅰ. 자연환경
  • 2. 지리학적 특성
  • 4) 기후
  • (1) 기온

(1) 기온

 우리 나라는 3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는 데도 기온의 연교차가 매우 크게 나타난다. 겨울에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하게 발달하는 시베리아고기압(시베리아기단)으로부터 한파가 주기적으로 내습할 때는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며, 여름에 아열대고기압으로서 위세를 떨치는 북태평양고기압(북태평양기단)이 확장되어 올 때는 무더위가 지루하게 계속된다. 전통가옥의 온돌과 마루는 겨울의 추위와 여름의 더위를 이겨내는 데 알맞은 시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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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겨울과 여름 기온의 분포
<그림 3>겨울과 여름 기온의 분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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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편 한반도는 남북방향으로 길게 뻗어 있어서 남북간의 기온차가 적지 않다. 연평균기온의 분포를 보면, 제주도와 남해안이 14°∼15℃로 가장 높고, 개마고원의 삼수·갑산·풍산이 2°∼3℃로 가장 낮다. 남북간의 기온차는 겨울에 크게 벌어진다. 최한월인 1월의 평균기온이 남해안과 제주도는 영상권에 머무르는 반면에, 남부내륙지방과 중부지방은 5°∼ -1℃이고, 개마고원의 삼수와 갑산은 -18℃로 아주 낮다. 일최저기온 0℃ 이하의 기간은 개마고원이 140일 이상이고, 중강진이 184일로 6개월에 이르는 반면에, 남해안이 대략 60일 이하이고, 제주도는 20일 내외에 불과하다. 겨울 기온은 농업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제주도의 감귤농사는 겨울 기온이 높아서 가능한 것이다. 그리고 남해안지방에서는 배추와 파가 밭에서 월동하며, 마늘은 겨울에도 밭에서 자란다. 1960년대까지 남부지방의 논에서 널리 행하여지던 보리의 그루갈이도 겨울 기온이 높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남해안에는 상록활엽수의 暖帶林도 분포한다.

 여름 기온은 전국적으로 높으며, 남북간의 차이가 약 8℃로 좁혀진다. 본격적인 더위는 7월에 시작하여 8월까지 계속된다. 대륙성기후에서는 대개 7월이 최난월이지만 우리 나라에서는 북부지방의 일부를 제외하고 장마가 끝난 후인 8월이 최난월이다. 그러나 어디에서나 7월과 8월의 기온차는 1℃ 정도에 불과하다. 장마가 끝나고 고온다습한 북태평양기단이 한반도를 덮어오면 한여름의 불볕더위가 계속된다. 8월의 평균기온은 신의주와 함흥을 잇는 선 이남의 전역이 24°∼26℃이고, 개마고원의 삼수·갑산·풍산·무산이 18°∼20℃이다. 이러한 기온은 해발고도가 낮은 곳에 자리한 도시에서 관측된 값에 근거한 것이고, 산지의 기온은 이보다 훨씬 낮다. 동해안의 강릉은 8월 기온이 24.6℃이지만 인접한 대관령은 19.2℃이다. 대관령측후소는 해발 842m에 설치되어 있다. 해발 500m 이상의 산간지방에서는 오늘날 고랭지채소가 널리 재배된다.

 7월이나 8월의 평균기온과는 달리 여름의 더위를 좌우하는 일최고기온 30℃ 이상의 고온일, 즉 熱帶日의 출현일수는 지역적인 차이가 크다. 열대일수는 대구·대전·전주·광주와 같은 남부내륙지방이 40일 이상이며, 우리 나라에서 가장 더운 곳으로 알려진 대구는 50일을 넘는다. 그리고 그것은 남부내륙지방에서 남쪽과 북쪽으로 갈수록 줄어들어 남해안지방이 20일 내외, 중부지방이 30일 내외, 개마고원이 10일 이하이고, 웅기·청진·성진과 같은 동해안의 북부지방은 5일 정도에 불과하다. 여름의 높은 기온은 벼농사에 이로우나 열대일이 계속될 때는 냉방시설의 가동으로 전력 사용량이 절정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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