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편 한국사
  • 총설
  • 01권 한국사의 전개
  • Ⅰ. 자연환경
  • 2. 지리학적 특성
  • 4) 기후
  • (2) 강수

(2) 강수

 우리 나라의 연강수량은 500∼1,600mm로 남쪽에서 북쪽으로 감에 따라 줄어든다. 반도부에서 강수량이 가장 많은 지역은 남해안으로 최고 1,600mm 이상이고, 가장 적은 지역은 개마고원 북동부로 500∼600mm이다. 강수량의 분포는 지형과의 관계가 밀접하여 지역적인 차이가 크다. 강수량 역시 해발고도가 낮은 곳에 자리한 도시에서 관측된 값에 근거한 것으로 높은 산지는 이보다 훨씬 많다.

 강수는 여름에 집중된다. 강수가 여름에 집중되면 식물의 생장과 농업에 유리하다. 우기는 6∼9월이며, 이때의 강수량이 연강수량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그 중에서도 장마철인 7월의 강수량은 연강수량의 약 30%에 이른다. 장마철에는 집중호우가 자주 내리며, 연강수량은 장마와 태풍이 가져다주는 비에 의해 좌우된다.

 장마는 북태평양고기압의 확장과 더불어 발달하는 장마전선이 한반도로 상륙할 때 시작되며, 이것이 늦게 상륙하거나 빨리 북상·소멸하면 전국적으로 가뭄이 기승을 부리게 된다. 장마전선은 남해안지방에 6월 하순에 걸치기 시작하여 7월 중순에는 중부지방에 도달하고 7월 하순에는 압록강까지 올라간다. 태풍은 장마전선이 북상한 후인 8월을 중심으로 7∼9월에 내습한다. 강력한 태풍은 남해안지방에 2년에 1회, 중부지방에 4년에 1회 꼴로 내습한다. 태풍은 풍수해를 일으키는 자연재해로만 인식되어 왔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저수지나 댐의 물을 가득 채워주거나 오염이 심한 하천의 물을 갈아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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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연강수량의 분포
<그림 4>연강수량의 분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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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베리아고기압이 맹위를 떨치는 겨울은 봄·가을과 함께 건조한 계절로서 12∼2월의 강수량은 연강수량의 10% 이하이다. 시베리아기단은 한랭건조하다. 그러나 북서계절풍이 서해를 지나면서 습기를 많이 흡수한 다음 불어오면, 지역에 따라서는 지형성강수의 형식으로 눈이 많이 내리게 된다. 서해안 가까이에 높은 산지가 솟아 있는 전라남·북도의 전주·정읍·고창·영광 일대에서는 북서풍이 몰아오는 폭설로 교통이 두절될 때가 있다. 폭설 중에서는 2월에 내리는 영동지방의 것이 유명하다. 영동지방의 폭설은 시베리아고기압에서 떨어져나온 이동성고기압이 한반도 북쪽을 통과할 때 동해쪽에서 불어오는 북동풍이 몰아온다.

 봄과 가을의 강수량은 겨울보다 다소 많다. 봄과 가을에는 전선을 동반한 온대성저기압이나 기압골이 통과할 때 비가 내린다. 봄의 가뭄은 파종과 모내기에 지장을 주고 산불의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가을에는 비가 오지 않아야 농작물의 결실과 추수에 좋다.

 우리 나라는 습윤지역에 속하는 데도 해에 따라 강수량의 변동이 심하다. 강수량이 적었던 해와 많았던 해는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최소강수량과 최대강수량의 비율이 대개 1:3을 넘는다. 연평균 강수량이 1,370mm인 서울의 경우 1949년에는 633mm, 1940년에는 2,135mm가 내려 그 차가 1,500mm에 이르렀다. 연평균 강수량에 대한 연강수량의 변동률은 전국적으로 22∼25%에 이른다. 예외적으로 강수량이 많은 해에는 水害, 적은 해에는 가뭄을 심하게 겪는다. 가뭄은 지역적으로 광범하게 발생하기 때문에 주로 하천 연변에 국한되는 수해보다 그 피해가 훨씬 크다. 삼국시대 이래 자주 반복되었던 기근의 원인도 대부분 가뭄이었다.015)김연옥,≪한국의 기후와 문화≫(이화여대, 1985), 156∼161쪽. 가뭄이 심할 때는 오늘날 대규모의 저수지도 바닥을 드러내며, 일부 대도시에서는 제한급수에 들어간다. 서양보다 약 200년 앞서 세종 23년(1441)에 측우기를 제작하고 곧 서울과 지방에서 우량을 관측하기 시작한 것도 가뭄에 대비하기 위한 자료를 얻기 위해서였다. 조선시대에도 저수지·보 등의 수리시설이 있었다. 그러나 의림지·공검지·눌제와 같이 이름이 알려진 수리시설도 규모가 작아서 가뭄이 심할 때는 벼농사에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했다. 당시에는 대부분의 논이 天水畓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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