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편 한국사
  • 총설
  • 01권 한국사의 전개
  • Ⅰ. 자연환경
  • 2. 지리학적 특성
  • 4) 기후
  • (3) 계절

(3) 계절

 계절은 일년을 통해 태양의 고도가 계속 변화함에 따라 생긴다. 태음력을 사용하면 계절이 매년 같은 날짜에 돌아오지 않기 때문에 우리 나라에서는 중국에서와 같이 태양고도에 맞추어 일년을 15일 간격으로 24등분한 절기를 만들어 태음력과 함께 사용해 왔다. 節氣는 오늘날에도 농촌에서 계절의 변화를 확인하는 데 널리 쓰인다. 절기는 태양이 춘분점에 왔을 때를 春分, 춘분점에서 15° 이동했을 때를 淸明, 다시 15° 이동했을 때를 穀雨라고 하는 등 각각 시작하는 날에 이름을 붙여 나타낸다. 그리고 동지와 춘분의 중간을 立春, 춘분과 하지의 중간을 立夏, 하지와 추분의 중간을 立秋, 추분과 동지의 중간을 立冬이라 하여 4계절의 시초로 삼는다. 그러나 이러한 절기는 지역적인 상황에 대한 고려 없이 태양고도에만 기준을 둔 것이어서 기후학적으로는 큰 의미가 없다.

 한반도는 남북방향으로 길게 뻗어 있어서 남북간의 계절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 기온·일사량·강수량·바람과 같은 기후요소의 변동에 바탕을 두고 自然季節을 지역별로 설정하려는 시도가 있었으나 식물과 동물의 활동을 관찰하여 남북간의 계절차를 가늠할 수도 있다. 진달래와 개나리는 봄에 꽃이 가장 일찍 피는 식물에 속한다. 진달래의 개화일은 울산이 3월 20일경으로 반도부에서 가장 이르고, 이때 남동해안의 부산과 통영에서는 개나리가 핀다. 남서해안의 목포에서는 북서계절풍의 영향으로 진달래와 개나리의 개화일이 3월 25일경으로 약간 늦어진다. 진달래와 개나리의 개화일은 북쪽으로 갈수록 늦어져 서울은 4월 5일경, 청진과 중강진은 4월 25일경이다.

 매미의 울음소리는 한여름이 왔음을 알린다. 매미의 첫 울음소리를 듣는 날은 제주도에서는 6월 말경, 호남지방과 영남지방에서는 대체로 7월 상순이다. 신의주와 웅기지방에서는 8월 상순에 매미가 울기 시작한다. 가을이 무르익고 겨울이 다가오고 있음을 알리는 산지의 단풍은 북쪽에서 시작하여 남쪽으로, 높은 곳에서 시작하여 낮은 곳으로 내려온다. 관광객이 모여드는 단풍의 절정기는 설악산이 10월 중순, 내장산과 지리산이 10월 말 내지 11월 초이다. 단풍이 물드는 시기도 진달래의 개화일이나 매미의 첫 울음소리를 듣는 날과 같이 남북간에 약 1개월의 차이가 있는 것으로 짐작된다. 앞에서와 같은 내용을 통해 북쪽은 남쪽보다 겨울이 약 2개월, 남쪽은 북쪽보다 여름이 약 2개월 더 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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