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편 한국사
  • 총설
  • 01권 한국사의 전개
  • Ⅳ. 한국문화의 특성
  • 1. 언어
  • 5) 결언

5) 결언

 한국어는 한민족의 가장 뚜렷한 보람이다. 한반도의 북쪽 끝에서 남쪽 제주도까지 7천만이 한국어를 쓰고 있다는 이 엄연한 사실보다 더 뚜렷한 보람이 또 무엇이 있겠는가.

 우리 민족의 역사는 파란과 시련의 연속이었다. 그런 속에서 크고 작은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한국어의 줄기는 굳건히 자라 왔다. 이 줄기를 더욱 튼튼하게 키우는 것이 오늘 이 땅에 태어난 우리들에게 부과된 가장 큰 책무라 하겠다.

 오늘날 한국어는 큰 위기에 처해 있다. 일찍이 중국 문화가 밀어닥쳤을 때에 못지 않게 歐美 문화에 휩쓸려 한국어가 영어의 세력에 짓눌리고 있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 나라의 학문, 특히 자연과학은 온통 영어로 이루어지고 있다. 논문도 영어로 쓰고 영어 교재로 강의를 한다. 인문과학이나 예술 분야는 좀 다른 듯하지만 밑바닥을 들여다보면 별로 다를 것이 없다.

 언어는 발달하지 않으면 시들게 마련이다. 한국어를 살리는 길은 그 무한한 가능성을 개발하는 일이다. 그리하여 극도로 섬세한 예술적 표현, 극도로 정밀한 과학적 표현도 능히 할 수 있게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우리 민족은 이 일을 능히 해낼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李基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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