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편 한국사
  • 총설
  • 01권 한국사의 전개
  • Ⅳ. 한국문화의 특성
  • 5. 미술
  • 2) 삼국시대 미술의 특성
  • (2) 백제

(2) 백제

 백제가 고구려 미술의 영향을 받았으면서도 고구려와 구분되는 백제적 특성을 키웠다는 사실은 부여 陵山里 벽화고분의 천정에 그려진 飛雲蓮花圖에 의하여 분명하게 확인된다.563)Kadokawa Shoten, A Pictorial Encyclopedia of the Oriental Arts:Korea Pl. 16
안휘준,≪한국회화의 이해≫, 129∼131쪽 참조.
둥둥 떠다니는 구름과 연꽃을 주제로 한 점이나 動勢를 중시한 점에서 백제의 이 그림은 분명히 앞에서 살펴본 고구려 진파리 1호분의 현무수목도 중의 비운연화들과 불가분의 관계가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고구려 것에 비하여 동세가 훨씬 완만하고 느긋하며 부드러워서 고구려 것에서 느껴지는 박진감과 긴장감이 현저하게 완화되었다는 점이 두드러진 차이이다. 연꽃들의 형태도 백제 후기의 연화문와당들에서 보듯이 연판이 넓고 부드러운 모습을 하고 있다. 이처럼 백제의 미술은 고구려와 밀접한 친연성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뚜렷한 백제적 특성을 키웠던 것이다.

 백제 미술의 특성이나 또 다른 연원과 관련하여 주목되는 작품은 부여 규암면에서 출토된 山水文塼이다.564)秦弘燮,≪工藝≫, 國寶 5(藝耕産業社, 1985, 圖 134).
안휘준, 위의 책, 130∼131쪽 참조.
공예품임에도 불구하고 산수를 문양으로 택한 점이나 그 표현방법의 수준이 매우 높다는 점이 함께 주목된다. 자연 중시 사상과 세련된 산수화법이 엿보인다. 하단의 수면, 상단의 구름과 하늘, 그리고 그 사이의 산과 나무들이 좌우 대칭의 구도 속에 정연하게 묘사되어 있다. 소나무가 우거진 토산과 풀포기만이 자라는 암산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산과 산 사이에는 깊이감과 거리감, 오행감과 공간감이 합리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그런데 三山形의 산들은 공예디자인의 특성상 단순화와 도식화가 두드러져 있으면서도 현저하게 곡선적 표현을 하고 있음이 주목된다. 이처럼 전체적으로 보면 균형잡힌 구도에서 오는 안정감, 공간구성에서 느껴지는 여유로움, 산들의 표현에서 간취되는 부드러움이 돋보인다. 또한 이러한 것들이 어우러져 고도의 세련미를 드러낸다. 이처럼 백제의 미술에서는 안정감, 여유로움, 부드러움, 세련미가 산수문전을 위시한 작품들에서 흔히 엿보인다.

 이러한 백제 미술의 특성은 瑞山磨崖三尊佛을 위시한 불상에서도 엿보인다.565)黃壽永,≪韓國의 佛像≫(文藝出版社, 1989), 210∼214쪽.
이태호,≪한국의 마애불≫(다른세상, 2001), 62∼67쪽 참조.
둥글고 살이 적당히 오른 복스러운 얼굴과 얼굴 가득히 넘치는 짙은 미소에서는 앞에 살펴 본 안정감, 여유로움, 부드러움, 세련미가 느껴진다.

 이처럼 백제의 미술에서는 어딘지 道人的 기질이 간취된다. 그런데 이러한 백제 미술의 특성이 형성되는 데에는 비옥한 영토, 고구려에 비하여 좋은 기후, 백제인들의 낙천적 기질, 중국 남조와의 교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였을 것으로 믿어진다.

개요
팝업창 닫기
책목차 글자확대 글자축소 이전페이지 다음페이지 페이지상단이동 오류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