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편 한국사
  • 총설
  • 01권 한국사의 전개
  • Ⅳ. 한국문화의 특성
  • 6. 음악
  • 2) 한국음악사의 전개양상
  • (4) 현대음악사의 현황과 당면과제

(4) 현대음악사의 현황과 당면과제

 일제치하로부터 광복의 기쁨도 잠시였고, 한민족의 현대사는 정치적 이데올로기로 인하여 민족분단이라는 비운의 역사로 시작했으며, 현대음악사도 예외는 아니었다. 현대사의 분단시기에 북한은 사회주의 정치체제 아래서 寫實主義(realism)에 입각한 새로운 음악문화를 형성하였고, 남한은 민주주의 사회체제 아래서 다양한 형태의 음악문화를 생성하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남북한사회에서 추구해온 음악문화가 과연 근대 민족주의음악을 올바르게 수립하여 발전시킨 결과인가라는 문제는 현대음악사학적 관점에서 재조명되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반세기 동안의 민족분단시대에 다른 정치이념과 사회체제 아래서 이루어진 남북한의 음악문화에는 음악적 이질성보다는 동질성의 요소가 많이 남아 있어서 그나마 다행스럽다.

 사회주의 文藝理論과 主體思想에 의한 북한의 음악문화에는 정치적 이데올로기에 의한 성과물이라고 비판될 여지가 남아 있지만, 그래도 민족음악의 형식과 내용 면에서 근대화과정의 시대적 과제였던 민족주의음악을 수립하려는 노력의 흔적이 발견된다. 예컨대 전통악기의 개량사업이나 양악관현악과 전통악기의 혼합연주 시도, 그리고 革命歌劇으로 알려진 종합예술공연물처럼 새로운 무대공연물의 창작 시도 등이 그렇다. 그러나 북한이 추구해온 민족음악은 정부당국의 주도 아래서 효율적으로 시도될 수 있었으나, 그 성과물들이 정치이념적으로 너무 획일화됐다는 한계성을 지니고 있다. 북한의 사회체제와는 대조적으로 남한사회에서 민족음악의 다양한 시도에도 불구하고 無國籍의 혼란스러운 상황은 다음과 같은 남한음악계의 현실에 기인한다.

 광복 이후 남한사회의 제도권에서 크게 양분된 양악과 국악, 그리고 비제도권의 대중음악이 갈등 속에서 방황하게 된 뿌리는 20세기 근대화과정에서 전통음악의 창조적 계승과 서양음악의 자주적 수용을 맡았던 시민계층 출신의 음악 엘리트들이 시대적 사명을 제대로 감당하지 못한 결과에서 비롯하였다. 궁중음악은 國立國樂院을 통해서 전승되었고, 민간음악은 비제도권의 명인·명창들에 의해서 어렵사리 명맥을 유지했으며, 역시 비제도권의 대중음악가들이 매스 미디어를 중심으로 대중음악의 확산에 노력하였다. 초창기 전문음악교육기관에 국악과 대중음악을 수용할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대학음악교육기관의 주역들이 서구 지향적인 양악인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1959년 서울대 음악대학에 國樂科가 설립됨으로써, 국악의 전통이 명맥을 유지시킬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대중음악은 아직까지도 음악제도권에서 소외되고 있다.

 21세기의 현대음악사는 20세기 후반의 분단시대에도 완수하지 못한 민족주의음악의 시대적 과제를 남북한의 음악지도자들이 민족음악의 이질성 극복에 노력하고 동질성 회복에 지속적으로 노력하면서 민족통일의 시대적 당면과제에 공헌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 민족음악의 이질성 극복과 동질성 회복이라는 현대음악사적 과제는 분단된 민족통일의 역사적 과제를 인식하고 민족화해와 협력을 강화시키면서 남북음악교류의 활성화 길을 모색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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