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편 한국사
  • 총설
  • 01권 한국사의 전개
  • Ⅳ. 한국문화의 특성
  • 6. 음악
  • 3) 현대 남한음악계의 양상과 전망

3) 현대 남한음악계의 양상과 전망

 오늘날 남한사회의 음악계를 크게 나누어 보면, 한편으로는 제도권의 전문음악교육기관에 의한 양악과 국악의 두 갈래가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비제도권의 대중음악이라는 갈래가 있다. 이렇게 크게 세 갈래로 구분되는 남한의 오늘날 음악계는 각기 소속계층의 집단이익만을 옹호하고 있어서 반목과 갈등의 굴레를 못 벗어나고 표류하고 있다. 21세기 地球村化(golbalization)의 대세 속에서 지향하는 세계화시대에 우리 한민족이 선진 문화민족의 대열에서 제외되지 않기 위해서는 각 소속계층의 이익만을 옹호하려는 집단이기주의적 집착에서 한 발씩 물러나 우리 민족의 현대음악사적 당면과제와 관련된 시대적 사명에 대하여 신중히 성찰해 볼 필요가 있다.

 서구 지향적 성향의 음악적 보편성을 주장하는 남한의 양악인들은 순수음악예술을 추구한다고 하지만, 민족음악적 독창성이나 특수성이 결여된 서구모방주의 경향이나 문화식민지 상황에서 벗어나야겠다는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과거 지향적 성향의 음악적 특수성을 고수하려는 국악인들은 음악의 보편성을 무시한 우물 안의 개구리식 국수주의나 복고주의적 사고로 인한 전통음악의 剝製化를 지양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대중음악계의 주역들도 대중적 인기 획득에만 연연할 것이 아니라, 양악인과 국악인의 시대적 당면과제에 주목하면서 음악제도권의 진입에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음악예술의 다양성을 위하여 세계 여러 민족의 음악적 특수성은 모두 존중되어야 할 至高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바람직스런 민족음악의 모색은 우리민족의 음악적 특수성을 바탕으로 삼은 민족문화의 정체성 확립에서 출발되어야 할 것이지만, 그렇다고 민족음악의 특수성에 집착하여 음악의 보편성 추구를 결코 간과할 수는 없다. 음악의 보편성과 특수성의 관점에서 오늘날 특히 양악계와 국악계 작곡가들의 시대적 사명의 완수가 그래서 필수적이다.

 민족이라는 공동체가 그 나라 구성체의 개성과 인격들이 모여 함께 共同善을 추구함으로써 하나의 민족공동체를 만들어갈 때, 민족구성원의 고유한 문화적 독창성 또는 특수성이 결코 제외될 수 없다. 민족문화의 이런 독창성과 특수성들은 세계 여러 민족을 통합한 인류공동체의 공동선으로 추구해야 할 보편성의 바탕이 된다. 따라서 음악의 보편성은 세계 여러 민족의 음악적 특수성 중에서 공통적인 요소의 집합체이지, 한 시기의 서구라는 특수지역에 제한된 민족들의 음악적 특수성, 곧 양악에만 국한될 수 없다. 음악의 보편성 추구에서 한민족의 음악적 특수성을 포함한 세계 여러 민족음악의 특수성이 고려되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21세기에는 양악인 모두가 더 이상 서양음악의 보편성에만 집착하여 문화식민지의 상황에서 만족하지 말고, 우리 전통음악의 독창성과 특수성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위하여 노력할 필요가 있다. 또한 국악인들은 과거지향적 복고주의 음악관과 양악에 대한 국수주의적 사고에서 해방되도록 노력하고, 특히 국악계의 작곡가들은 전통음악의 특수성을 근거로 음악의 보편성 추구에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이러한 시각은 오늘날 양악계·국악계·대중음악계의 모든 음악인을 포함한 한반도의 지성인 모두에게 공통적으로 요구된다. 음악의 보편성과 특수성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21세기 한국음악사의 전개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갈 수 있는 바탕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宋芳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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