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석기시대란 Lubbok이 1865년에 신석기와 함께 최초로 정의한 용어인데 현재는 인류가 출현하기 시작하여 돌을 깨트리거나 떼어내어 도구를 만들어 쓰던 시기인 기원전 약 1만년 전 신석기시대가 시작될 때까지의 인류문화사의 가장 오래된 문화단계를 말하며 주로 채집과 사냥으로 살던 시대이다. 인류문화사의 99% 이상이 구석기시대에 속하며 신생대 제3기의 Pliocene에서 신생대 4기(Quaternary)의 홍적세의 말엽에 이르는 긴 시간 속에 일어난 인류문화시대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인류는 약 5백만년 전에서 8백만년 전에 나타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최초의 인류인 Australopithecus는 도구를 사용하였을 가능성은 충분히 인식되지만 석기를 제작한 증거는 아직 발견되지 않고 인류의 최초의 석기는 동아프리카에서 약 260만년 전에 Homo habilis에 의해 제작된 것이 오래된 것이다. 그러나 세계의 다른 지역에 있어서는 이보다 훨씬 뒤에 구석기문화가 시작되었다. 동아프리카에서 호모 헤빌리스가 약 150만년 전에 Homo erectus로 진화하여 인류의 환경에 대한 적응력이 크게 향상되고 당시의 기후의 변동으로 인하여 인구의 이동이 잦아지게 되었을 때 일부 호모 에렉투스가 아프리카를 떠나 아시아지역으로 들어오게 되었다.

　아시아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구석기유적은 근동지역의 Ubeydia유적, 쟈바의 Sangiran과 Trinil유적, 그리고 중국 하북성에 있는 泥河灣지구의 東谷陀와 小長梁 등의 유적들인데 대략 백만년 이전에 형성된 유적으로 보고 있다.⁰⁰¹⁾Wei. Qi., Paleolithics from the Lower Pleistocene of the Nihewan Beds in the Donggutuo site, Acta Anthropologica Sinica Beijing 4－4, 1985, pp. 239∼300. 한반도에서 볼 때는 호모 에렉투스가 아프리카로부터 퍼져 나와 아시아대륙을 가로질러 왔다고 할 때 한반도가 최종 종착지인 셈인데, 현재 한반도와 가까운 지역인 하북에서 이미 약 100만년 전에 고인류의 서식이 이뤄지고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고 이후 중부(중기) 홍적세 기간 동안 이 고인류가 지속적으로 서식의 범위를 넓혀 갔다고 한다면, 중부 홍적세 이른 시기에 한반도에 퍼져 들어왔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다.

　한반도내에서 구석기유적이 확인된 것은 해방전 1930년대에 함북 종성 潼關鎭에서 상부(후기) 홍적세에 속하는 동물뼈와 함께 흑요석편이 2점 발견된 것이 최초의 구석기유물이었다.⁰⁰²⁾直良信夫,＜朝鮮潼關鎭發掘舊石器時代の遺物＞(≪第一次滿蒙學術調査硏究團報告≫ 6－3, 1940). 그러나 이 발견이 우리 나라 선사시대의 서막의 일부를 차지하기는 1960년대 남한과 북한에서 구석기유적이 발견되어 한반도의 구석기문화를 새롭게 인식하면서부터이다. 당시 남한에서는 공주의 석장리유적이 처음으로 발견되었고 북한에서는 굴포리유적에서 구석기문화층이 신석기층 아래에서 발견되어 한반도내에서 구석기문화가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이 다시 한번 확인되었다. 그 이전까지는 한반도에서는 구석기문화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널리 인식되어 왔다. 이러한 견해는 1945년 이전부터 일본인학자에 의해서 한반도의 선사문화가 신석기시대에 비로소 시작된다는 주장⁰⁰³⁾藤田亮策,＜朝鮮の石器時代＞(≪東洋史講座≫ 18, 1940).에서 비롯된 것으로 동관진에서 홍적세에 해당되는 유물이 발견되었음에도 이러한 견해가 지속되었다는 것은 다분히 식민주의적인 경향을 반영하는 것이다. 이제는 함경도에서 제주도 그리고 동해안에서 서해안에 이르는 한반도의 전지역에서 많은 구석기유적이 발견되어 한반도내에 홍적세 기간 동안 고인류가 살았었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는 것이며 그 시대적인 폭도 중부 홍적세에서 시작하여 빙하시대의 말엽 또는 후빙기 초엽에 이르는 시기까지 지속되었음이 확인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