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편 한국사
  • 고대
  • 02권 구석기 문화와 신석기 문화
  • Ⅰ. 구석기문화
  • 1. 구석기시대
  • 1) 구석기시대의 시기구분
  • (2) 구석기시대의 시기구분

(2) 구석기시대의 시기구분

 일반적으로 구석기시대는 전기(Lower), 중기(Middle) 그리고 후기(Upper)로 나누어진다. 그리고 후기 구석기가 끝나고 지속되는 신석기시대 이전의 석기시대를 중석기(Mesolithic) 또는 지역에 따라 후후기 구석기문화(Epi-Paleolithic Culture)라고 부르고 있다. 한반도의 구석기문화들도 이러한 시기구분을 따르고 있다. 구석기를 전기·중기 그리고 후기로 구분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석기공작기술의 발전의 의해 이루어진 것이다. 전기에는 비교적 제2차가공이 적고 큼직한 석기가 많이 발견되고, 중기 구석기에서는 기능이 분화된 작은 석기들이 다수 출토되고 중요한 기술적인 변화로 르발르와기법이 도입되는 시기이다. 후기 구석기에 이르면 훨씬 더 정교한 소형석기들이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석인기법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현대인의 특성이라고 생각되는 요소로서 예술적이거나 신앙적인 표현을 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전기 구석기시대는 인류의 시작 또는 석기문화의 시작에서부터 중부 홍적세의 말기까지의 시기를 말하며 중기 구석기는 이 시기 이후에서 3만 5천년 전 경까지의 기간, 그리고 후기 구석기는 약 1만 2천년 전까지의 기간을 말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지역에 따라 문화가 시작되는 시점이 다를 수 있다.

 구석기시대의 편년으로는 절대연대측정법인 포타슘-아르곤(K/Ar)연대측정법, 방사성탄소연대측정법(14C dating method), 우라늄시리즈법(Uranium series), 열형광측정법(TL dating method), 전자공명법(ESR) 등의 연대측정법들이 이 시기의 유적의 연대를 구성하는데 사용되고 있으며, 이외에도 지자기연대법(Paleo-magnetism)이나 산소동위원소법(16O/18O method) 등이 이 시기의 지층을 해석하는데 중요한 기법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포타슘-아르곤연대측정법은 화산쇄설물을 시료로 하는데 구석기시대의 연구에 가장 중요한 연대측정기법이다. 후기 구석기문화를 연구하는 데는 방사성탄소동위원소법이 중요한데 우리 나라에서도 석장리의 후기 구석기문화의 연대를 측정하는데 사용된 바가 있다. 일반적으로 구석기시대에는 연대를 측정할 수 있는 시료가 발견되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절대연대가 있는 유적과 상대적으로 비교하여 연대적인 서열을 결정하는 방법을 흔히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방법에는 단구의 발달과정을 비교하는 등의 4기지질학적인 지층해석을 통하여 시간 순서를 정하여 나가는 방법이다. 세계의 기후변화를 알게 해주는 산소동위원소비교법은 깊은 바다에서 채취된 해양코어(Deep sea core)의 각 층위의 산소동위원소 16O과 18O의 양을 비교하여 각 시기별 기온변동을 알아내는 방법인데 구석기지층의 상대적인 서열을 정하는데 사용될 수 있는 것이다. 지역에 따라서는 고동물상이나 고식물상의 변화가 상대적인 연대서열을 정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고 석기공작의 양상도 문화의 상대적인 편년에 중요한 자료가 되는 것이다. 한반도의 홍적세의 기후변화도 세계적인 홍적세 기후변화의 체계 속에서 이해할 수 있으며 동일한 편년체계를 사용하고 있다.

 구석기문화가 나타난 시기는 신생대 제3기의 말엽에 해당된다(<표 1>). 이 시기는 오늘날의 환경보다는 온난한 기후로 생각된다. 그런데 인류의 획기적인 문화의 진화가 일어난 시기는 우리가 흔히 洪積世 또는 氷河時代라고 부르는 제4기지질시대이다. 고고학에서 이 시대는 약 167만년 전부터 시작되는데 Olduvai Event가 끝나는 시점에 지구의 地磁氣가 正지자기에서 逆지자기로 바뀌는 현상으로 그 경계로 삼고 있다. 이후 약 73만년 전까지의 기간을 하부(전기) 홍적세, 그 이후 12만 5천년 전까지의 기간을 중부(중기) 홍적세 그리고 약 1만 2천년 전까지의 기간을 상부(후기) 홍적세라고 부르고 있다. 흔히 홍적세를 알프스빙하의 발달과 퇴진을 연구하여 Günz, Mindel, Riss 그리고 Würm의 4개의 빙하시대로 구분하였으나 1970년대에 심해퇴적물을 연구하여 이보다 훨씬 많은 단계의 빙하시대가 확인되었는데, 지난 70만년 동안 17번의 빙하시대가 있었다는 것이 알려지게 되었다(<표 2>). 이러한 연구를 통하여 Milankovich의 기후주기이론이 맞아 들어가는 것이 확인되어 빙하시대는 큰 주기가 10만년, 중간 주기가 4만년, 그리고 작은 주기가 약 2만년을 단위로 나타나는 것이 확인되었다. 이러한 기후주기는 인류의 진화와 확산 그리고 문화의 발달에 커다란 자극제로 작용하였으며, 크게 볼 때 기후변화 와 문화발달의 단계가 일치하는 경향이 보이는 것이다. 홍적세 동안 유럽의 북부와 북미대륙의 북부지역은 빙하로 덮혀 기후의 변화에 따라 진퇴를 하였으나 한반도나 동북아시아지역에서는 빙하가 발달하지 않았다. 물론 氷期에는 빙하기후의 영향을 받아 식생과 동물상의 변화가 확인되고 있으며 해수면의 하강이 관찰되고 있다. 특히 황해는 수심이 낮아서 빙하에 의한 해수면의 변동으로 노출되는 대륙붕이 엄청나게 커서 이 지역의 기후, 특히 강수량의 큰 변화를 가져오게 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 빙하기 동안은 동지나해에 이르는 황해의 대부분은 육지이었을 것이며 발해만 등 극히 일부에 호수같이 바다가 남아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노출된 저지는 인류서식의 공간을 제공하였을 것으로 보이며 아마도 한반도로 확산해 오는 경로가 되기도 하였을 것이다(<지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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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1>홍적세 시기구분 및 인류와 문화의 발달
<표 1>홍적세 시기구분 및 인류와 문화의 발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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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2>심해퇴적물 코어 V28-238의 층서에서 보이는 기후복원과 추정연대
<표 2>심해퇴적물 코어 V28-238의 층서에서 보이는 기후복원과 추정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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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1>2만년 전 한반도부근 지형·바다와 설선
<지도 1>2만년 전 한반도부근 지형·바다와 설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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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구석기연구에서도 전기·중기 그리고 후기 구석기로 구분하고 이에 뒤따르는 시기를 중석기로 구분하여 사용하고 있지만 아직도 각 시기의 절대연대는 분명하지 않으며 유적들의 편년은 그간 몇몇 학자에 의해서 시도되었지만 앞으로 지속적으로 논의되어야 할 구석기연구의 과제이다. 한국구석기문화나 홍적세유적의 편년이 쉽게 확립되지 않는 것은 구석기자료와 4기지질학적인 자료에 근본적인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첫째로 구석기관련의 유적이나 유물의 절대연대가 극히 적다는 것이다 (<표 3>). 그리고 얻어진 절대연대라고 하더라도 신뢰할 만한 연대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우라늄시리즈법, 열형광법, 포타슘-아르곤법 그리고 탄소연대측정법 등이 사용되기는 하였지만 신빙성있는 편년체계를 확립하는 데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하였다. 사실 탄소연대측정법이나 포타슘-아르곤연대측정법이 가장 신뢰도가 높기는 하지만 탄소연대는 연대측정의 범위가 후기 구석기문화에 국한되며 포타슘-아르곤연대법은 우리 나라에 화산지형이 많지 않은 관계로 적용할 수 있는 유적이 별로 없다.

 두번째의 문제점은 4기지질학이 발달하지 못한 점이다. 절대연대측정이 불완전한 상황에서 편년의 중요한 자료는 층위이지만 상대층서를 확립할 수 있는 4기지질학적인 연구가 본격적인 궤도에 이르지 못한 것이다. 이 4기지질학적인 방법은 당시의 환경을 이해하는 데도 대단히 중요한 분야인데 만일 유적형성 당시의 환경을 이해할 수 있다면 간접적인 방법의 상대편년도 가능할 것이다.

유 적 명 층 위 연 대 측 정 방 법
가월리
가월리
금굴
금굴
밀전리동굴
밀전리동굴
밀전리동굴
상시
상시
상시
석장리
석장리
석장리
석장리
석장리
석장리
양문리
옥과
용곡동동굴
용곡동동굴
용곡동동굴
용곡동동굴
용곡동동굴
용곡동동굴
용곡동동굴
용곡동동굴
용곡동동굴
용곡동동굴
장파리
전곡리
전곡리
전곡리
전곡리
전곡리
전곡리
전곡리
전곡리부근
전곡리부근
절골동굴
점말용굴
점말용굴
점말용굴
주월리
태탄동굴
태탄동굴
실트층
최상부 크랙층
2층
4층
1층
2층
3층
5층
6층
7층
2층 언땅트기
5층 언땅트기
6층 늪지앙금
7층 비탈쌓임
집자리
집자리 아래
호소층 상면
지표하 75∼90㎝
10/11층
8층(1문화층)
9층(2문화층)
9층(2문화층)
석순
석순
석순
석순
석순
석순
실트층 최상부
지표하 283㎝
현무암
현무암
현무암
현무암
현무암
제2크랙층 상면
하천퇴적내 실트
하천퇴적내 실트
아래층
4층
6층
5층
실트층
상층
중층
190,00±24,000
235,000±16,000
185,000
107,450
166,000±미상
109,000±미상
10,200±미상
30,000
32,000
37,000
17,000±미상
35,000±미상
40,000±미상
50,270 이전
20,830±1,880
30,690±3,000
72,500±6,200
23,000년 전
82,000±8,000
71,000±2,000
46,100±2,000
49,900±2,000
503,000±10%
457,000±10%
482,000±10%
408,000±10%
413,000±10%
460,100±10%
73,500±14,000
7만년 내지 9만년 전?
690,000±60,000
600,000±200,000
400,000±100,000
600,000±200,000
120,000±170,000
29,400±1,900
46,050±5,430
48,200±6,690
943,825±21,802
40,000±미상
13,700±700
66,000+30,000/-18,000
116,000±7,300
96,000±미상
41,000±미상
발열형광법
발열형광법
전자회전반응법
전자회전반응법
발열형광법
발열형광법
발열형광법
우라늄시리즈법
우라늄시리즈법
우라늄시리즈법
미상
미상
미상
탄소연대측정법
탄소연대측정법
탄소연대측정법
발열형광법
일본 아이라화산재
발열형광법
우라늄시리즈법
우라늄시리즈법
우라늄시리즈법
발열형광법
발열형광법
발열형광법
발열형광법
발열형광법
발열형광법
발열형광법
일본아소 4화산재
포타슘-아르곤법
포타슘-아르곤법
포타슘-아르곤법
포타슘-아르곤법
포타슘-아르곤법
발열형광법
발열형광법
발열형광법
발열형광법
우라늄시리즈법
탄소연대
우라늄시리즈법
발열형광법
발열형광법
발열형광법

<표 3>한반도내 구석기유적 절대연대치 현황

 세번째의 문제점으로 석기유물과 고생물자료가 가지고 있는 한계이다. 석기나 동물뼈들이 보이는 형태적인 다양성이나 구성요소의 다양성이 크면 클수록 편년이 쉬워지겠지만 한반도의 자료는 변화의 폭이 두드러지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 물론 자료의 수효가 그다지 많지 않은 점도 있지만 현재까지의 자료에서 보이는 변화양상은 편년작업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석기공작은 전기 구석기의 원시적 특성이 상당히 오랫동안 지속되는 반면 중기 구석기문화의 특성인 르발르와기법은 두드러지지 않아서 전기와 중기의 구분이 어렵고 기술적인 면에서는 후기와 구분이 될 따름이어서 시대구분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물론 일부학자들은 르발르와기법의 존재에 대하여 언급하고 있으나012)崔茂藏,<堤原鳴梧里B地區遺蹟 發掘調査報告>(≪忠州댐水沒地區 文化遺蹟發掘調査綜合報告書≫ 考古·古墳分野Ⅱ, 忠北大 博物館, 1984), 3∼112쪽. 한반도와 중국에서는 이 전형적인 르발르와기법은 보기가 힘들다. 왜 이러한 석기문화의 보수성이 오랫동안 지속되었는지는 다른 항목에서 언급되겠지만 적어도 석기의 기술적인 발달을 가지고 나누는 연대편년은 한계가 있다. 석기뿐 아니라 홍적세의 편년에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생물층서법도 한반도에서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동물의 구성이 크게 변화하지 않고 있으며 동물의 골격학적인 특성도 뚜렷한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어서 시기구분이나 환경복원에 어려운 점이 많다. 이러한 문제점은 아직도 동아시아지역에서 출토된 고동물의 화석의 비교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앞으로 달라질 가능성이 있기는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된다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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