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편 한국사
  • 고대
  • 02권 구석기 문화와 신석기 문화
  • Ⅰ. 구석기문화
  • 2. 구석기시대의 유적과 유물
  • 1) 구석기유적의 분포
  • (3) 집자리 복원

가. 구석기시대 집터의 입지조건과 구조

 구석기시대의 집터는 크게 동굴집터와 한데집터로 나눌 수 있다. 동굴집터는 당시 사람들이 자연동굴이나 바위그늘을 그대로 이용했던 집터이고, 한데집터는 강가를 비롯한 야외에 막집을 짓고 생활했던 집터이다. 막집이란 선사시대인들이 계절에 따라 비와 바람을 가릴 정도로 지상에 풀이나 가죽을 둘러서 임시로 어설프게 지은 집을 말한다. 구석기시대에는 비록 빙하시기라 하더라도 대체로 따뜻한 계절에 야외에 막집을 마련하기도 하였다. 구석기시대의 집터에 대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동굴집터와 한데집터는 입지조건상 몇 가지 특징을 갖고 있다.

 당시 사람들이 생활했던 기간에 따라 대체로 긴살림집터(長期住居址)였던 동굴집터의 경우 ① 입구가 평지보다 어느 정도 높은 곳에 위치한다. 이것은 사나운 들짐승들의 내습을 피하고 사냥감을 쉽게 관찰할 수 있는 이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② 동굴집터나 바위그늘유적 가까이에는 물이 흐르고 있다. 물은 사람뿐만 아니라 모든 생명체에게 없어서는 안될 필수요소라는 점에 재론의 여지가 없겠다. ③ 동굴 또는 바위그늘의 방향이 대체로 동향에서 남향에 이르는 범위 중 어느 방향에 속한다. 이것은 오랜 시간 동안 해바라기를 하기 위함이었다. ④ 이외에 입구부분이 가파르면서 그 위가 다시 평지로 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동물을 여럿이 몰이사냥을 하여 낭떠러지로 떨어뜨려 사냥을 쉽게 할 수 있는 곳으로 판단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뜬살림집터(臨時住居址)였던 한데집터의 경우에도 입지조건은 비슷하다. ① 물을 쉽게 구할 수 있는 강가나 호숫가 또는 바닷가에 자리잡고 있다. ② 강가에 있는 한데집터의 위치상의 특징 중에는 두 줄기의 강물이 합쳐지는 두물머리에 집터를 마련하였다. 이것은 물고기잡이와 들짐승사냥을 보다 쉽게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유적에 따라 강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지점에서 집터를 찾은 경우도 있다. ③ 막집의 해받이 방향은 대체로 동향∼남향을 택하였다.146)박희현,<창내의 후기 구석기시대 막집의 구조와 복원>(≪博物館紀要≫6, 단국대 중앙박물관, 1990), 6∼7쪽.

 또 구석기시대의 한데집터의 경우, 집터로 구분될 수 있기 위해서는 위의 입지조건과 함께 막집의 기본구조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막집의 기본구조로는 기둥자리나 기둥의 흔적, 화덕자리, 문돌, 담돌, 당김돌 등을 들 수 있다. 엄밀히 말해서 당시의 집터를 복원하려면 유적의 입지조건과 막집의 기본구조를 갖추고 있어야 가능한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조건과 구조들을 모두 갖춘 예가 그리 흔하지 않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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