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과 같이 시베리아 일대에서 전기 구석기시대부터 후기 구석기시대 말기까지의 오랜 기간 사람이 거주하였음을 알려주는 유적이 발견되었다. 이 시베리아지역은 우리 나라와 인접되어 있는 곳으로 각 시대에 걸쳐 사람이나 인류의 이동과 문화교류가 끊임없이 이루어졌던 것이 유적에 의하여 밝혀지고 있다.

　Mochanov는 시베리아에서 발견된 가장 빠른 유적이 레나분지의 디링우라크유적이라고 주장하면서 1,000,000BP 이전으로 보고 있으나, Derev’anko는 중기 홍적세 이전으로 올라가기는 힘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 밖의 아무르와 제야분지의 휠로모쉬키·쿠마리·우스트-투유적, 알타이지방의 우라린카유적들은 전기 구석기시대의 유적으로 보고 있는데 우리 나라에서 발굴된 전기 구석기시대의 유적과 비교연구가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 나라에서 전기 구석기시대 유적으로 주장되는 곳 중 충북 단양의 금굴유적, 상원 검은모루유적·용곡동굴유적의 석기와 비교하면 좋을 것 같다.

　중기 구석기시대의 시베리아유적으로 투바·데니소바·카미니야·우스트카라골·카라봄유적 등은 우리 나라의 중기 구석기시대 유적인 공주 석장리·양구 상무룡리·단양 금굴·승호 화천동·연천 전곡리·선봉 굴포리·동해 발한동유적에서 출토된 것과 비교가 가능할 것이다.

　후기 구석기시대의 시베리아유적은 수백 곳이 발견된 바 있다. 한반도의 온성 동관진·단양 금굴·공주 석장리·선봉 굴포리·단양 수양개·제원 창내·평양 만달리·양구 상무룡리유적의 후기 구석기문화층에서 밝혀진 문화양상과 비슷한 점이 많이 발견되고 있다.

　특히 시베리아의 말타나 부레트유적의 석기는 둥근형몸돌이 지배적으로 많으며 조잡한 찍개와 돌날몸돌이나 둥근몸돌에서 떼어낸 넓고 짧은 판자꼴 격지에 잔손질을 하여 만들었다. 주로 주위에서 주은 자갈돌을 이용하였는데 손잡이부분에는 자연면이 남아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²⁹⁶⁾최복규, 앞의 글, 249∼266쪽. 이러한 양상은 우리 나라의 석장리·수양개·상무룡리유적의 후기 구석기문화층에서 출토된 것과 비슷하다.²⁹⁷⁾손보기,＜동북아시아의 구석기문화＞(≪연세춘추≫919, 1982), 4쪽.

　쉬수키노유적은 석장리의 후기 구석기문화층 출토유물들과 가장 비슷한 석기의 형태와 제작수법을 갖고 있는 곳으로 둥근몸돌이 많이 있다. 아폰토바유적은 둥근몸돌과 원통형몸돌에서 긴 격지를 떼어내는 수법으로 나온 격지에 잔손질을 하여 돌날·밀개·긁개 등을 만들었다. 이러한 수법은 알타이 서쪽지방·중앙아시아·이란·코카사스 및 유럽의 르발르와형 몸돌 등과 비슷한 점이 발견되고 있으며 석장리의 자갈돌찍개문화층, 수양개²⁹⁸⁾이융조,＜단양 수양개 구석기유적 발굴조사보고＞(≪충주댐수몰지구 문화유적연장발굴조사보고서≫, 충북대 박물관, 1985), 101∼252쪽.·상무룡리 후기 구석기문화층²⁹⁹⁾최복규,≪상무룡리≫(강원대 박물관, 1989), 83∼99쪽.의 석기와 닮은 점이 나타나고 있다.

　오시노보카유적의 석기는 자갈돌을 이용하여 만들었다. 그것은 모루망치떼기수법으로 만들었으며 시베리아의 다른 유적에서도 나타나고 있고, 한반도의 석장리·전곡리·상무룡리·굴포리유적에서도 자연면이 대부분의 석기에 남아 있는 자갈돌석기이다.

　이제는 한반도 안에서도 함북 선봉군 굴포리·평양시 상원군 검은모루·상원읍·승호구역 만달리·충남 공주 석장리·경기 연천 전곡리·충북 단양 상시리·청원군 두루봉·강원 양구 상무룡리·동해시 발한동유적 등 100여 곳에서 구석기유물이 발견되었다. 이 유적들은 이웃 지역과의 비교연구가 더욱 필요하며, 그것도 동북아시아 일대의 유적군 속에서 연구되어야 각 시기의 인류나 문화의 이동·전파과정을 밝혀 낼 수 있을 것이다.

　동북아시아 구석기문화의 양상은 중앙아시아·중국·시베리아·만주·한반도·일본 등에서 나타난 같은 시기의 문화들과 연결되었을 것으로 생각되며, 그 일부는 캄차카반도와 베링해협을 거쳐 북남아메리카로도 이동하였을 것으로 생각된다.

＜崔福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