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편 한국사
  • 고대
  • 02권 구석기 문화와 신석기 문화
  • Ⅱ. 신석기문화
  • 3. 신석기시대의 생업과 사회
  • 1) 생업
  • (1) 수렵·어로·채취

가. 수렵

 구석기시대와는 달리 사냥대상이 중소형 짐승이나 바다짐승, 날짐승으로 바뀌면서 사냥도구도 활과 화살이 중요하게 쓰인다. 활과 화살은 이미 구석기시대 말기부터 나타나기 시작하나 신석기시대에 들어서 형태가 정형화되고 종류와 양도 증가되었다. 화살은 직접 동물에 접근하지 않아도 먼 거리에서 사냥할 수 있으며, 날쌘 짐승과 나는 새도 잡을 수 있어 사냥의 대상을 확대시켰다.

 신석기시대 동굴유적과 패총에서 발견된 동물뼈로 보면 당시에 잡힌 포유류는 20여 종이 알려져 있다.656)김신규,<농포원시유적의 동물유골에 대하여>(≪문화유산≫1962-2, 고고학 및 민속학연구소), 44∼60쪽.
―――,<무산 범의구석 원시유적에서 나온 짐승뼈에 대하여>(≪고고민속≫1963-4, 고고학 및 민속학연구소), 11∼20쪽.
―――,<우리 나라 원시유적에서 나온 포유동물상>(≪고고민속론문집≫2, 사회과학출판사, 1970), 73∼146쪽.
―――,<선봉 서포항원시유적에서 드러난 짐승뼈에 대하여>(≪조선고고연구≫1990-3, 사회과학출판사), 13∼18쪽.
단국대 중앙박물관,≪사천 구평리유적≫(단국대 중앙박물관, 1993).
도유호,≪궁산 원시유적 발굴보고≫(과학원출판사, 1957).
손보기,≪상노대도의 선사시대살림≫(수서원, 1982).
안덕임,<한국선사시대 식생활-동물성식료>(≪東아시아食生活學會誌≫ 3-2, 1993), 189∼198쪽.
韓永熙·任鶴鍾,<煙臺島조개더미 斷崖部 II>(≪韓國考古學報≫26, 韓國考古學會, 1991), 69∼140쪽.
―――,≪煙臺島≫(國立晉州博物館, 1993).
金子浩昌·牛澤百合子,<水佳里貝塚出土 骨角貝製品 및 動物遺存體>(≪金海水佳里貝塚 I≫, 釜山大 博物館, 1981).
Sample, L. L., Tongsamdong:A Contribution to Korean Neolithic Culture History, Arctic Anthropology 11-2, 1974.
이하 위의 주에 언급된 유적이 다시 인용될 때는 가능한 각주를 생략한다.
먼저 뭍짐승을 보면 우제목동물로는 사슴·노루·고라니·누렁이 등의 사슴과동물과 멧돼지·사향노루·산양·물소 등이, 식육목동물로는 오소리·산달·수달·곰·늑대·여우·범·표범·삵괭이 등이 있으며, 이 밖에 토끼와 각종 쥐가 있다. 물론 이러한 동물들이 모두 식료로 이용되었다는 증거는 없다. 산달·수달·오소리 등의 족제비과동물은 털과 가죽을 얻기 위해 잡았을 가능성도 있으며 쥐과는 사냥과 관계없이 유적에 매몰되었을 수도 있다.

 이들 뭍짐승 가운데 각종 사슴과동물과 멧돼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이며 거의 모든 유적에서 고루 출토되고 있는 반면, 나머지 동물들은 전체 동물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도 되지 않은 경우가 많아 식량감으로는 별 관심을 끌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노루는 동북지방에서 많이 잡히는데 서포항유적에서는 뼈수 40%, 최소 마리수 30%, 농포유적에서는 뼈수 42.5%, 최소 마리수 33.3%로 가장 많이 잡힌 짐승이며, 서해안의 궁산, 남해안의 구평리유적에서도 발견되나 소량이다. 복작노루라고도 불리는 고라니는 서부와 남부의 구릉성 저지대에서 주로 잡힌다. 궁산유적657)도유호, 위의 책(37∼38쪽)에서는 영양으로 보고되어 있으나 김신규(위의 글, 1970, 94쪽)에 의해 복작노루로 재감정되었다.에서는 뼈수에서는 25.2%로 두번째, 최소 마리수에서는 41.6%로 가장 많이 잡힌 짐승이며, 동삼동유적에서도 뭍짐승 가운데서는 사슴 다음으로 많이 잡혔다. 사슴은 북부 내륙의 고지대를 제외한 전국에 분포하고 있다. 특히 궁산유적에서는 턱뼈만도 100여 점이 출토되면서 뼈수 47.3%, 최소 마리수 29.9%로 가장 많은 고기를 공급하고 있으며,658)김신규, 위의 글, 106쪽. 상노대도·수가리·구평리·연대도 등의 남해안유적에서도 그러하다. 누렁이는 북부와 동북부에서만 발견되고 있는데 서포항유적에서는 뼈수 25.9%, 최소 마리수 18.3%, 농포유적에서는 뼈수 32.2%, 최소 마리수 16.7%로 노루 다음으로 많이 잡힌 짐승이다.

 멧돼지도 전국적으로 분포하고 있는데, 특히 동북 내륙지방인 호곡동유적에서는 뼈수 38.6%, 최소 마리수 19.9%를 차지하고 있으며, 다른 유적들에서도 주된 사냥감이다. 멧돼지는 사슴과짐승에 비해 사냥이 힘드나 고기무게가 많이 나가고 고기질도 좋아 당시 신석기인들에게는 귀중한 식량자원이었다. 사슴과와 멧돼지 외에 호곡동유적에서 사향노루가 최소 마리수 18.5%, 곰이 최소 마리수 14.81%를 차지하여 주목되나, 다른 유적에서는 거의 출토되지 않는다.

 신석기인들은 바다짐승에도 눈을 돌려 동·남해안의 패총유적에서는 바다표범·물개·바다사자·돌고래·고래 등의 기각목과 고래목의 바다짐승뼈가 상당량 검출되고 있다. 서포항유적에서는 바다짐승이 차지하는 비중이 마리수에서 10%가 넘으며 특히 바다사자·바다표범·물개가 많이 출토되고 있다. 동삼동유적에서는 고래와 바다사자가 사슴 등의 뭍짐승보다도 많이 잡히고 있으며, 상노대도유적에서도 고래·바다사자·물개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이들 바다짐승, 특히 고래와 돌고래는 해변으로 떠밀려 온 것을 잡았을 것으로 보고 있으나, 바다짐승뼈가 전체 짐승뼈 중에서 차지하는 비중, 바다짐승을 잡을 수 있는 대형 작살의 존재, 한일간의 교류에서 추론되는 배의 존재 등으로 미루어 일부는 외해에서 잡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날짐승도 중요한 사냥대상이었으며 특히 꿩이나 오리가 많이 발견된다. 그러나 새뼈는 뭍짐승이나 바다짐승에 비해 보존이 어렵고 분석된 유적 또한 극히 드물다. 동삼동에서는 까마귀·매·솔개·황오리·검은머리 휜죽지·검둥오리·가마우지·슴새·농병아리·바다쇠오리·꿩 등 14종의 새가 확인되었으나 이 가운데 검둥오리·가마우지·농병아리만이 출토빈도가 높다. 이것들은 대부분 우리 나라에서 월동하는 철새로 바위터에 군집하고 있어 새알을 채집하기도 용이하다.

 짐승을 사냥하는데 쓰인 도구로 유적에서 발견되는 것으로는 화살촉과 창끝·찔개살이 있고 바다짐승에는 작살도 사용되었을 것이다. 신석기유적에서 주로 출토되고 있는 사슴과 짐승을 잡기 위해서는 화살이 효율적인 사냥수단이다. 화살촉의 경우 동북지방과 남해안에서는 각혈암과 흑요석을 이용한 타제석촉과 사슴뼈를 다듬은 골촉이 주로 사용되나 서해안에서는 마제석촉이 많이 출토되고 있다. 동북지방의 서포항유적 1기층에서는 멧돼지의 다리뼈에 각혈암으로 만든 타제석촉이 박혀 있어 석촉의 위력을 알 수 있다.659)서국태,≪조선의 신석기시대≫(사회과학출판사, 1986), 107∼108쪽.

 그러나 신석기시대 수렵의 중요성에 비해서 사냥용 도구들이 각 유적에서 출토되는 양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민속학적 예를 감안하면 나무창과 올가미·덫·그물·함정 등의 사냥수단도 많이 사용되었을 것이며 사냥감의 종류에 따라 포획방법과 기술도 달랐을 것이다.

 끝으로 짐승을 잡고 해체 분해하는 과정과 방법은 일정한 절차에 따라 기술적으로 진행되고 있음이 동물뼈에 남아 있는 자른 자국을 검토한 결과 밝혀졌다.660)최삼용·한창균,<우리 나라 신석기시대 짐승잡이의 예>(≪博物館紀要≫2, 檀國大 中央博物館, 1986), 15∼36쪽.
최삼용,<상노대도유적의 동물뼈화석에 나타난 자른 자국>(≪孫寶基博士停年退任紀念 考古人類學論叢≫, 知識産業社, 1988), 227∼27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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