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동기시대는 그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청동기가 등장하여 제작, 사용된 시기이다. 따라서 청동기의 등장으로 석기의 사용이 감소되거나 퇴화되었을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한반도의 경우에는 청동기시대에 들어서 마제석기가 본격적으로 제작, 사용되었으며 실생활에서도 석기가 차지하는 비중이 비교적 컸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청동기시대의 석기는 전 단계의 석기와 비교하여 몇 가지 특성을 지니고 있다. 즉 형태가 보다 정연해지고 기능에 따른 형태의 분화가 분명하여 석기의 종류가 다양해졌다고 할 수 있다. 이같은 일반적인 것 외에도 청동기시대의 석기가 가지는 특성과 석기에서 유추되는 청동기시대의 문화상에 대하여 적지 않은 연구가 진행되어 왔다.⁰²⁵³⁾그러나 이 연구는 몇몇 석기를 중심으로 편년과 형식 분류 및 기능에 대하여 이루어지고 있어 석기 전체의 흐름을 파악하려는 시도는 많지 않은 편이다.

　여기에서는 먼저 청동기시대의 석기 중 1980년대 중반 이후부터 지금까지 개별 유물에 대한 연구가 진행된 석기, 즉 磨製石劍과 半月形石刀에 대한 연구 성과를 중심으로 살펴보겠다.⁰²⁵⁴⁾1980년대 중반 이전까지의 청동기시대 석기에 대한 연구성과는 국사편찬위원회에서 정리한 바가 있다(國史編纂委員會 編,≪韓國史論≫13, 1986).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청동기시대 석기 전체에서 파악할 수 있는 특성을 살펴보고 석기 전반에 대한 편년과 연구과제를 알아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