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편 한국사
  • 고대
  • 03권 청동기문화와 철기문화
  • Ⅰ. 청동기문화
  • 2. 청동기시대의 유적과 유물
  • 5) 토기의 과학적 분석

5) 토기의 과학적 분석

 우리 나라 고고학에 있어서 본격적인 토기의 과학적 분석은 1970년대 후반에 들어서 비로소 시작되었다. 아직까지 고고학적 연구에 있어서 자연과학적 방법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고는 할 수 없지만, 점차 과학적 방법에 대한 인식이 증대되고 다방면에 걸친 시도가 추진되고 있는 추세이다. 여기서는 고고학자료 중에서도 특히 토기를 분석하는 데 이용되는 자연과학적 방법과 지금까지 청동기시대의 토기에 대한 과학적 방법이 쓰인 예를 살펴보기로 한다.

 토기를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목적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하나는 기술발달 과정의 파악이고 다른 하나는 원산지에 대한 추정이다.0397)토기분석에 대한 학계의 동향에 대하여는 이 책 Ⅱ편 1장 4)절 (3)항 가운데 ‘토기 제작기술의 발달’에서 설명되므로 이 글에서는 상술하지 않는다.

 청동기시대의 토기는 크게 無文土器와 紅陶로 나뉘어지는데, 이들에 대한 분석은 현재 태토(바탕흙) 분석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무문토기가 본격적으로 고고학자들에 의해서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영산강유역의 무문토기를 분석하여 그 지역 문화와 기술 발달의 일부로 이해하고자 한 데서 비롯되었다. 주로 쓰여진 방법은 XRD, XRF, SEM, DTA, 암석분석 등이다. 무문토기의 태토는 성분분석을 한 결과 대부분 불순물이 많은 저급점토가 사용되었으며, 주로 쓰여진 광물로는 석영, 장석, 크로라이트(Chlorite), 카오린나이트(Kaolinite), 일라이트(Illite) 등이 있다. 이들의 구성 비율은 지역과 시기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무문토기의 소성온도는 처음 조사되었을 때에는 573℃를 넘지 않는 것으로 생각되었다.0398)Choi Mong-Lyong,<Analysis of ‘Plain Coarse Pottery’ from Chŏlla Province, and Implication for Ceramics Technology and so-called ‘Yŏngsan River Valley Cultural Area’>(≪韓國考古學報≫10·11, 1981). 그러나 계속되는 조사 결과 그보다 상회하는 것으로 밝혀져 일반적으로 650±50℃에서 소성되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낮은 온도에서 구워진 토기들은 소성 시간도 길지 않았고 그 구성물 또한 불순물이 많이 섞여있어 치밀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발굴되는 무문토기의 경우는 땅속에서 오랜 기간 동안 묻혀 있으면서 그 동안에 再水化가 진행되고 유기물이 흡착된 상태이므로 더욱더 태토가 치밀하지 않은 쪽으로 변화가 진행된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가 현재 보는 무문토기는 외견상으로도 거친 인상을 주며 잘 부스러지게 된다. 실제 발굴시에도 조금만 잘못해도 여지없이 부스러져 버리고 마는 현상이 일어나게 된다.

 이러한 결과로 각 시기 및 지역간의 차이나 기형에 따른 제작 기법의 차이 등을 밝히기에는 아직까지 무문토기의 분석 사례가 많지 않아 그다지 만족할 만한 성과는 나오고 있지 않다. 무문토기의 경우 주요한 분석 예는 다음의<표 1>과 같다.

인용 문헌 분석의 목적 분석 방법 결 과
광물 입자 확인·
소성 온도 파악
XRD
XRF
SEM
사용된 점토는 모두 Montmorillonite.
α석영의 존재로 보아 소성온도는 573℃이하로 추정
胎土補强劑로는 14성분이 확인되었으나 석영과 장석이 주류
높은 Porosity, Shrinkage는 원래 토기가 건조한 곡물 저장용이었음을 알려주며 용량 추정 공식에 대입해 본 결과 기껏해야 1kg 내외가 됨을 알 수 있음
광물 입자 확인 암석분석 석영·장석이 주광물
붉은간토기에는 석영이 압도적임
(93∼94%)
찱흙·광물 종류
확인
XRD 붉은간토기:α-석영
민토기:illite, montmorillonite(≒영산강)
주요 원소 발광분광분석 16개 원소 확인(≒영산강)
구운 조건 SEM 토기는 낮은 온도에서 구워졌음을 보여줌
537℃ 이하로 소성 추정
광물 조성
석영·장석의 비율
XRD α-석영, 사장석, 양질의 찰흙으로 만듦
석영:장석의 비율은 60∼80:20∼40
muscovite, montmorillonite 확인
구운 온도 추정 TMA
KSL 3120
시료 1, 2, 3, 4, 6:750∼850℃
시료 5:950±20℃
5번 토기가 요리하는데 여러 번 이용되어 본래보다 더 단단해짐
찰흙·광물종류
확인
XRD
OES
α-석영, montmorillonite
광물 입자 확인 암석분석 석영:장석의 비율은 60∼75:25∼40
토기 구운 조건 SEM 낮은 온도에서 구워진 것임
쓰임새   흡수율 10%, 수축율 15∼20%
마른 곡물 저장 용기
태토의 성분 파악과 소성온도 규명·비교 XRF
XRD
DTA
석영, 녹니석, γ-알루미나가 검출
녹니석의 존재로 빗살무늬토기
소성온도는 400∼700℃사이 추측
민무늬토기는 807℃이하
DTA에 의하면 530∼560℃ 사이로 나타나기 때문에 두 토기의 소성 온도는 큰 차이가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음
토기를 만든 과정 추적
-바탕흙과 토기를 구운 온도 파악
XRF
DTA
민무늬토기 구성광물은 석영, 일라이트, 미사장석이며 구성비율은 8:1:1
붉은간토기의 표면은 석영과 적철광의 8:2 혼합물이며 속심은 석영, 일라이트, 미사장석의 6:2:2 혼합물
검은간토기의 속심은 석영과 방해석이 주종을 이루고 있고 표면은 석영과 미사장석의 8:2 혼합물
빗살무늬토기는 칼슘을 다량 함유한 각섬석이 주종을 이루며 석영과 미사장석이 확인되었는데 각각 7-3:2-6:1의 비율
여러 종류의 토기를 분류할 수 있는 과학적·객관적 기준마련 비선형 도시법 선형 판별식 분석법 각각의 토기가 나름대로 뚜렷한 군으로 나누어짐을 볼 수 있었고 그것을 수행하는데 적절한 원소를 확인
바탕흙 조성 암석분석 바탕흙:비짐 70∼80:20∼30
비짐으로는 심성암·변성암·화산암 약간
운곡리-전북 전 지역에 흔히 보이는 황적색 찰흙이 선사시대 토기제작에는 쓰이지 않음
바탕흙과 소성온도 XRD, DTA,
TMA, SEM
무문토기의 온도 650±50℃
지역차에 따라 사용 원료의 차이가 있음

<표 1>0399)번호로 표시된 문헌의 자료명은 다음과 같다.
① Choi Mong-Lyong, 위의 글.
② Choi Mong-Lyong,<The Analysis of Plain and Red-painted Polished Korean Pottery Sherds excavated at Yangp'yŏngni, Chewŏn-gun County, Ch'ungch'ong Pukto Province>(≪東亞文化≫21, 서울大, 1983).
③ 최몽룡·강경인,<靈巖 長川里 住居址 出土 無文土器片의 科學的 分析>(≪靈巖 長川里 住居址≫Ⅱ, 木浦大 博物館, 1986).
④ 최몽룡,<驪州 欣岩里 先史聚落址의 성격>(≪驪州 欣岩里 先史聚落址≫, 三和出版社, 1986).
⑤ 최몽룡·강형태,<渼沙里 出土 土器의 科學的 分析>(≪龍巖車文燮敎授華甲紀念 史學論叢≫, 신서원, 1989).
⑥ 최몽룡·강형태·신숙정,<미사리 출토 토기의 과학적 분석(Ⅱ)>(≪考古歷史學志≫8, 東亞大, 1992).
⑦ 이송래,<아산지구 유적유물의 과학적 분석>(≪고창·아산지구 지석묘발굴조사보고서≫, 전주시립박물관, 1984).
⑧ 최몽룡·이영문·정창주·강경인,<전남 승주, 여천지역 무문토기의 과학적 분석>(≪韓國上古史學報≫14, 1993).

 한편, 홍도의 경우 홍도의 겉표면에 발라진 붉은 칠은 토기굽기 전에 한 것과 구운 후에 한 것으로 나뉘어지며, 붉은 칠의 성분은 산화철이며 태토는 무문토기와 같다고 본다. 구체적인 성형온도는 firing shrinkage test를 통해서 볼 때 700∼750℃가 될 것으로 보았다. 그리고 타지역(진양 대평리)과의 광물 함량의 성분 비교를 해 본 결과 거의 비슷하다고 보았다.0400)이융조·신숙정,<제원 황석리 유적 출토의 붉은 간토기와 가지무늬 토기의 고찰>(≪三佛金元龍敎授停年退任紀念論叢≫Ⅰ, 一志社, 1987).

 이에 반해서 충북 제원 도화리와 양평리의 홍도에 대해 XRD방법으로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붉은 칠을 한 토기의 구운 운도는 573℃ 이하이며, 붉은 칠은 구운 후에 한 것으로 보았다.0401)최몽룡·윤동석·이영남,<忠北 堤原 楊坪里·桃花里 出土 紅陶 및 鐵製品의 科學的 分析>(≪尹武炳博士回甲紀念論叢≫, 通川文化社, 1984). 그리고 최근 남한강유역에서 수습한 홍도는 과학적 분석을 통해 물레를 사용하고 재벌구이를 한 사실이 새로이 밝혀지고 있다(崔夢龍 외,≪南漢江 流域의 先史文化≫, 서울대 박물관, 1997, 94쪽). 또한 여주 흔암리 토기에 대한 분석에서는 연구자간의 결과가 상이한데 이것은 분석 도중의 오차라든가 분석방법의 차이에 따른 결과일 수도 있지만, 당시 지역간·집단간의 토기제작의 다양한 양상을 보여주는 것이 된다. 흔암리의 무문토기와 홍도의 태토간의 차이에 관하여 다음의<표 2>를 참조할 수 있다.

  흔 암 리 (EDAX)
  1호 집터 2호 집터 11호 집터 12호 집터 14호 집터
  R-P* 민** R-P R-P R-P R-P
SiO₂ 59.84 63.35 59.56 67.58 58.33 64.11 58.84 64.12 58.79 65.25
Al₂O₃ 24.89 25.62 29.41 21.08 26.60 20.95 28.07 25.76 28.24 25.80
Fe₂O₃ 9.25 5.40 6.41 7.01 8.50 9.18 8.27 5.08 7.81 5.53
K₂O 4.05 3.87 3.14 3.09 3.24 4.36 2.96 3.28 3.07 2.92
TiO₂ 1.63 0.63 1.18 0.95 0.91 1.39 1.05 1.04 1.22 0.50
CaO 0.26 0.26 0.31 0.28 0.27 0.60 0.17 0.21 0.20 -
P₂O₅ 0.09 0.86 - - 2.14 - 0.64 0.51 0.65 -
MgO                    
FeO                    
Na₂O                    
MnO                    
ZnO                    
Ig.Loss                    
모듬 W% 100.91 99.99 100.01 99.99 99.99 100.59 100.00 100.00 99.98 100.00

<표 2>흔암리의 무문토기와 홍도 태토의 화학조성

(*. Red-Painted:붉은간토기, **. 민:민무늬토기)

 우리 나라에서 토기에 대한 연구는 대부분 그 외형적인 형태에 나타나는 속성에 대한 형식 분류를 중심으로 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연구는 고고학적인 연구의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기는 하지만 유물의 보이지 않는 속성, 즉 당시의 문화상에 구체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해 주는 데에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 이러한 점에서 유물에 더욱 더 가깝게 접근할 수 있는 자연 과학적 방법의 이용이 고고학 연구에서 꼭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토기에 대한 자연과학자적인 방법이 주로 태토의 분석에 한정되어 있으며, 그나마도 그 연구가 많이 이루어지지 못해서 지역 및 시기 차이를 밝히기에는 부족하다. 그 외의 통계방법의 적용이나 원산지 추정 등의 여러 방법은 아직도 거의 초보단계에 있어서 앞으로 이 방면에 많은 연구가 요망된다.

<崔夢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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