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편 한국사
  • 고대
  • 03권 청동기문화와 철기문화
  • Ⅱ. 철기문화
  • 1. 철기시대
  • 1) 철기시대의 시기구분
  • (2) 철기시대의 시기구분

(2) 철기시대의 시기구분

 우리 나라의 철기시대는 이미 말한 바와 같이 종래의 初期鐵器時代와 原三國時代를 모두 포함한 것이다. 즉 문화단계상 철기가 사용되는 시기부터 진정한 의미의 고총고분이 발생하기 전까지의 시기인 것이다. 연대상으로는 기원전 300년경부터 기원후 300년경까지의 약 600여 년간이 된다. 이 시기는 일단 철기 제조기술의 발전 및 철기의 파급과 그에 따른 청동기의 소멸, 새로운 토기문화의 등장을 기준으로 대략 전·후기의 두 시기로 나누어질 수 있는데 이러한 구분은 기존의 초기 철기시대 및 원삼국시대의 구분과 그 연대나 문화내용의 측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

 鐵器時代前期는 철기가 사용되기 시작한 때부터 청동기가 완전히 소멸되고 전국적으로 본격적인 철생산이 시작될 무렵까지의 시기로서, 절대연대로는 기원전 300년을 전후한 시기부터 기원을 전후한 시기에 해당된다.

 이 시기의 시작은 청천강 이북을 포함한 요동지역에 분포하는 세죽리-연화보유형 유적들의 성립으로부터이다. 이들 유적에서는 구들시설을 갖춘 지상가옥의 흔적이 발견되었으며, 또한 호미·괭이·삽·낫·도끼·손칼 등의 철제 농공구류와 함께 회색의 태토에 승석문을 타날한 토기가 나타났다. 주조철부를 비롯한 철제이기들은 대체로 중국계인 것으로 보이는데 중국에서도 초기 주조기술에 의해 제작된 농공구류가 먼저 발달한 양상은 양자의 공통점을 보여주는 일례라 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중국 철기문화의 영향을 잘 보여주는 적극적인 증거는 이들 유적에서 많을 경우 1,000매 이상씩 발견되는 명도전이다. 이는 전국시대 연나라 때의 화폐로 그 출토범위는 요동지역에서부터 압록강 중류 및 독로강유역을 거쳐 청천강유역, 더 내려와서는 철산가도·登串에 이른다. 농공구류·화살촉·비수·창끝 등 철제 무기류의 예가 일부 보이며, 이 시기에는 농공구류가 전반적으로 철기로 대체된 반면 무기류는 여전히 청동제가 주류를 이룬다.

 그리고 세형동검·세문경을 비롯하여 동모·동과·팔령구·동물형 대구·농경문 청동기 등 정교한 청동기가 제작되는 등 전술한 바와 같이 철기시대 전기의 대부분에 걸쳐 청동기가 성용하게 된다. 그 가운데에 세형동검과 세문경은 이 시기의 표지적인 유물로 이해되고 있다.

 그 중 세형동검은 ‘좁은놋단검’ 또는 ‘한국식동검’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가장 이른 시기의 것은 旅大市 尹家村 南下 제12호 돌무덤, 沈陽市 鄭家窪子 제2호 무덤, 遼陽縣 河欄 二道河子 제1·3호 무덤 및 재령 고산리 토광묘 등에서 출토된 것들로서 그 상한은 기원전 5∼4세기까지도 올라 가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실제 유물의 형식학적인 측면이나 기타의 고고학적인 문화상을 종합하여 볼 때에는 초기유적들은 한국화된 동검과는 어느 정도 차별성이 있다. 현재까지 세형동검의 발견은 약 400점에 이르며, 그 분포는 우리 나라를 중심으로 동서로는 중국의 요하유역에서 연해주에, 북으로는 눈강 및 송화강 동류 유역에 이른다고는 하지만 엄밀하게는 한반도 특히 청천강 이남에 한정되고 있어 한반도에 그 분포범위가 국한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실용성의 문제와 결부하여 보면 소위 초기형식이라고 하는 것들에서는 어느 정도 실용검의 흔적이 보이지만 후기로 갈수록 칼날이 길어지고 장식적 요소가 강하게 나타나는 등 儀器化되어 간다.

 세문경은 이전 청동기시대의 조문식동경을 조형으로 하며, 이 시기에 이르면 삼각형을 기본단위로 하는 특징적인 삼각형 복합문으로 발전해 가는데 대전 괴정동, 부여 연화리 등의 단계를 거쳐 화순 대곡리 출토품이나 숭실대학교 소장품과 같은 정문식세문경이 되는 것이다. 특히, 당시 중국 동북지역에서 조문경이 사용되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대동강을 중심으로 한 한국식동검과 정문식세문경의 분포범위는 세죽리-연화보유형으로 대표되는 철기시대 개시기의 유적 분포와 구별된다. 이러한 현상을 상이한 문화 갈래나 족속의 차이로 섣불리 고정하거나 영역의 변동에만 관심을 집중시키기보다는 당시 동북아의 정치적 상황과 관련시켜 그 원인에 주목하여야 할 것이다. 즉, 두 가지 상이한 문화적 양상이 생성된 역사적 동인에 주목하면서 우리 나라에로의 철기문화의 파급이라는 측면에서 고찰한다면 그러한 구별 양상을 단절적인 것으로만 볼 수는 없을 것이다.

 당시의 주거지 형태는 수혈식 주거가 일반적이지만 중강 토성리나 시중 노남리에서와 같이 외줄의 온돌 구조가 보이기도 한다. 또한 이 시기에는 곡식농사와 화전법이 실시되고 토기로는 흑색마연토기·점토대토기가 나타나며, 석기로는 유구석부·반월형석도·삼각형석촉·마제석검·편평단인석부 등이 여전히 사용되고 토광묘와 옹관묘가 묘제로서 채택되었다.

 철기시대 전기는 세형동검의 형식변화와 철기 제조기술의 발전에 주목하여 두 시기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철기시대 전기 중 1기는 I식 세형동검, 정문식세문경, 동부·동과·동모·동착 등의 청동기류와 철부를 비롯한 주조철제 농공구류, 토기로는 단면 원형의 점토대토기를 그 대표적인 문화적 특색으로 하는데, 그 연대는 기원전 4∼3세기부터 기원전 100년경을 전후한 시기에 해당된다.

 한편 철기시대 전기 중 Ⅱ기가 되면 II식 세형동검과 단조철기가 등장하며, 세문경을 대신하여 차마구가 부장되고 점토대토기의 단면형태가 삼각형으로 변화하게 된다.

 이 시기에는 청동기와 고인돌 등 청동기시대의 몇몇 문화요소들이 소멸되는 반면 자체 수요를 넘어서 잉여생산을 할 정도로 철기생산이 본격화되고 새로운 토기가 나타나게 된다. 이외에도 석곽묘의 발전, 귀족묘로서의 목곽묘의 발달, 농경, 특히 도작의 발달 등이 철기시대 후기의 문화적인 특색으로 꼽힐 수 있다. 그리고 이 시기에는 이미 북부지역에서 고구려가 온전한 고대국가의 형태를 가지게 되며, 각지에 적석총이 축조되게 된다. 한편 남부지역에서 삼한사회가 고대국가로 발돋움해 가게 된다.

 무기류·농공구류 등 철기의 제작은 양적, 질적인 면에서 비약적으로 발전해 가는데, 철기시대 전기에 나타나는 제철기술인 단조를 통한 철기제작의 예가 급증한다. 마장리·중도·이곡리·성산·진천 석장리 등지에서 발견된 冶鐵遺蹟은 그러한 제철기술상의 발전을 방증하고 있다.

 그런데 철기시대 후기와 관련하여 가장 주목되는 것은 김해식토기, 와질토기로 대표되는 새로운 토기문화의 등장이다. 이는 이 시기에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철기 제작기술이 여타의 사회부분에 영향을 미친 결과이며, 이 시기의 변화상을 가장 가시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자료이기도 하다. 진천 산수리에서는 철기시대 후기(한성시대 백제기)에 해당하는 중요한 가마터가 발굴되기도 하였다.

 김해식토기는 명칭이 김해패총에서 유래한 것으로서 대표적인 것으로 회청색 및 적갈색의 승석문경질토기가 있는데 이는 종래 무문토기의 전통에 중국 灰陶의 기법이 가미되어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태토가 매우 정선되고 陶拍을 시문구로 사용하였고 부분적으로 회전판을 사용하여 성형하였으며 등요에서 소성되었다. 기형에는 평저·원저의 柑, 高杯, 廣口壺, 長頸壺, 火爐形土器 등이 있으며 시루의 출토 빈도가 두드러진다. 이러한 김해식토기는 대략 기원전 1세기경에 발생하여 新羅土器 早期樣式으로 바뀌기 전인 기원후 3세기 중엽까지 존재함으로써 그 연대가 원삼국시대와 대부분 겹쳐지고 있다.0600)金元龍,≪新羅土器≫(悅話堂, 1981).

 와질토기는 김해토기와 마찬가지로 등요에서 소성되었으나 소성도가 낮아서 흡수성이 있고 기와와 비슷한 연질이기 때문에 그러한 토기명이 생겨났다. 몇몇 예를 제외하고는 조양동 토광묘유적을 비롯한 분묘유적에서 주로 발견되는 바, 특수토기로 제작되었을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지역적으로도 영남지역에서 주로 나타나고 있다. 물레를 사용한 결과 기벽이 고르고 얇아졌으며, 기종 또한 다양해져 이전 시기에 보이지 않던 기종들이 많이 나타났다. 대표적인 토기로는 파수부원저장경호, 주머니호를 비롯해 원저단경호, 옹형토기, 평저호, 대부화로형토기, 파수부장경호 등이 있다.

 앞서 살핀 바와 같이 철기시대는 문헌기록의 일단과 접해 있다는 점에서 혼란이 있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될 수 있으며 각종 가설들을 시험해 보기에 유리한 점이 있다. 흔히 철기시대 각 사회의 발전단계를 학자들에 따라 부족국가, 부족연맹체, 성읍국가, 군장사회, 추장사회, 족장사회 등의 용어로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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