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편 한국사
  • 고대
  • 05권 삼국의 정치와 사회 Ⅰ-고구려
  • Ⅳ. 고구려의 정치·경제와 사회
  • 3. 경제구조
  • 3) 산업
  • (2) 수공업

(2) 수공업

 고구려의 수공업은 두 가지 경우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는 일반 주민들의 각 가정에서 가족원의 생필품을 스스로 만들어 쓰기 위하여 행한 가내 수공업이 하나이며, 전문적인 장인이 주로 국가나 귀족 나아가 사원에 소속되어 생필품이나 기타의 소비재를 생산하는 경우이다.

 가내수공업은 모든 농가에서 이루어졌다. 삼을 심어서 이를 채취하여 삼베를 짜는 일이나 누에를 쳐 명주를 짜는 일은 주부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각 지역에서 많이 나는 섬유원료에 의하여 주부들은 실을 잣고 베를 짜서 국가에 세금을 내고 식구들의 의복을 마련하였다. 드물게는 남는 양의 베를 팔기도 하였을 것인데 구체적인 자료는 없다.

 국가적인 수공업으로는 각종 兵器의 제작이 크게 성했을 것이다. 막강한 군사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병기를 제작하는 일이 국가의 주관하에 활발하게 이루어졌을 것이다. 이같은 병기의 제작은 그 원료의 생산에서부터 국가적인 관리가 이루어졌을 것도 물론이다. 특히 漢의 鐵官이 설치되었던 平郭縣 등 주요 철산지가 있있던 요동지역을 점령한 이후 국가의 이 지역 철에 대한 관리가 보다 철저히 되었을 것으로 보인다.647)李龍範,<高句麗의 成長과 鐵>(≪白山學報≫1, 1966), 88쪽. 아울러 고구려의 철은 室韋 등에도 수출되었다고 하는데648)≪隋書≫권 84, 列傳 49, 北狄 室韋.
≪新唐書≫권 219, 列傳 144, 北狄 室韋.
철이 무기나 생활 용기를 제작하는 원료로써 중시되었을 뿐만 아니라, 문화수준이 낮은 주변 종족들을 통치하거나 그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데에도 사용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이같은 사정에서도 철이나 중요 광물을 둘러싼 일련의 작업이 국가적 관리체계하에 이루어졌을 것은 쉽게 추정해 볼 수 있다.

 궁궐이나 관청, 사원 그리고 왕실이나 귀족의 무덤들을 건축하는 데 사용되는 기와나 각종 자재들의 다수도 전문가의 손길을 통해 만들어졌을 것이다. 국가기관에서 사용하는 종이나 각종 소모품도 대개는 원료들이 생산되는 지역에서 기술을 가진 주민들에 의하여 공물로서 생산케 하거나, 원료들을 수집하여 국가에서 장인이나 노비들을 통하여 제작하여 사용하였을 것이다.

 농기구의 생산도 물론 활발하였을 것이다. 그런데 농기구 중에서 가정에서 스스로 만들 수 없는 철제 농기구 등이 어떤 체계하에서 만들어졌는지는 확실치 않다. 국가의 관리하에 장인들이 만들어 농민들이 사서 썼을 가능성도 있으며 각 지역의 장인들이 철광석이나 철괴를 구입하여 소규모 풀무를 이용하여 이를 녹여 각종 농기구를 생산하였을 가능성도 있다.

개요
팝업창 닫기
책목차 글자확대 글자축소 이전페이지 다음페이지 페이지상단이동 오류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