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편 한국사
  • 고대
  • 07권 고대의 정치와 사회 Ⅲ-신라·가야
  • Ⅵ. 가야의 성립
  • 4. 가야연맹의 형성
  • 2) 전기 가야연맹의 영역

2) 전기 가야연맹의 영역

 김해 가락국을 중심한 전기 가야연맹의 세력 범위는≪삼국사기≫초기 기록의 전쟁 기사와≪삼국지≫위서 한전의 변진 12국 관계 자료 및 해당 지역의 유적·유물 자료를 통해서 추정할 수 있다.

 우선≪삼국사기≫신라본기에 脫解尼師今 21년(77)부터 祇摩尼師今 5년(116)까지에 걸쳐 신라·가야 사이의 전쟁 기사가 나온다. 그 관계 기사에서 편년은 그대로 믿을 수 없으나, 가야와 신라 사이의 主戰場은 黃山津口·黃山河 및 加召城·馬頭城으로 나타난다. 여기서 황산하는 지금의 梁山郡 院洞面 院洞里 부근(옛 지명 玉池淵 즉 伽倻津)으로부터 낙동강 하구 을숙도(옛 지명 鷲島) 부근까지를 가리키며, 가소성과 마두성은 그 위치를 무리하게 비정하기보다 보류해 두는 것이 좋을 듯하다. 그렇다면 이 관계 기사에서 신라·가야가 황산하 즉 양산·김해 사이의 낙동강을 경계로 하여 대치하던 시기(아마도 3∼4세기)가 있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고, 당시의 김해 중심 가야연맹의 세력권은 대략 황산하까지였다고 추측할 수밖에 없다.

 다음으로 전기 가야의 공간적 범위를 살펴보기 위한 자료는 현재까지 알려진 이 시기의 토광목관묘 및 목곽묘 등에서 출토한 고고학적 유적·유물자료와 3세기 전반에 대한 기록인≪三國志≫韓傳의 弁韓관계 문헌자료밖에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한전에서 변진한은 잡거하며 의복·거처가 진한과 같고 언어·법속도 서로 비슷하다는 기록이 있는 것처럼, 3세기까지의 영남지방에서 출토한 고고학적 유물·유적은 그 내용이 거의 구분할 수 없을 만큼 비슷한 공통 문화기반을 가지고 있어서, 지금까지 축적된 고고학자료만으로는 진한·변한 또는 초기 신라·가야문화권의 구분을 할 수가 없을 정도이다.

 앞으로 좀더 광범위한 발굴 자료가 축적되면 이 시기의 지역간 문화 양상의 미세한 차이가 드러날 수 있을 것이나, 그렇다고 해도 지금까지 나타난 결과에 보이는 전반적인 추세는 그리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다. 진·변한의 문화 성격이 이처럼 공통적인 양식을 띠게 된 이유는 진·변한을 이루는 각 단위 정치세력인 소국들의 문화기반 및 수준이 서로 비슷하고 상호간의 정치적인 대립상이 그리 크지 않았기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 그 차이는 이 단계에서는 아직 그리 크지 않았을지 모르나 양 지역간에 각기 구심세력이 대두함에 따라 점차 증폭되어나갈 가능성이 존재하는 것이라고 하겠다.

 그러므로 1∼3세기의 변한 즉 전기 가야의 영역을 추정할 수 있는 자료로서 현재 이용할 수 있는 것은≪三國志≫魏書 韓傳 소재 변진 12국의 위치밖에 없는데, 그 지명 비정 결과를 정리하면<표 4>와 같다.

번호 국 명 위 치 근 거
1 弁辰彌離彌凍國 밀양시 古名 密城郡·推火郡, 密陽市 內二洞 土壙墓유적
2 弁辰接塗國 함안군
칠원면
 
3 弁辰古資彌凍國 고성군
고성면
古名 固城郡·古自郡, 固城郡 固城邑 東外洞貝塚 및 下一面 松川里 솔섬 石棺7墓
4 弁辰古淳是國 산청군
단성면
古名 闕支郡·乞飡國(?)
5 弁辰半路國 고령군
개진면
半跛國의 잘못이라면, 伴跛·叛波와 관련하여 고령에 비정
6 弁辰樂奴國 ×  
7 弁辰彌烏邪馬國 창원시  
8 弁辰甘路國 김천시
개령면
古名 甘文國
9 弁辰狗邪國 김해시 古名 駕洛國·加耶國, 金海貝塚, 金海市 府院洞 貝塚, 金海市 酒村面 良洞里 土壙墓 유적
10 弁辰走漕馬國 함양군
함양읍
古名 卒麻國(?)
11 弁辰安邪國 함안군
가야읍
古名 阿尸良國·安羅國, 咸安郡 伽倻邑
沙內里 土壙墓 유적
12 弁辰瀆盧國 부산시
동래구
古名 東萊郡,「與倭接界」, 東萊貝塚, 釜山市 金井區 久瑞洞 土壙墓群, 老圃洞 土壙墓 유적

<표 4>변진 12국의 위치비정표

 위의<표 4>에 의거해 볼 때 거의 확실하게 위치 비정이 되는 곳은 밀양·고성·김해·함안·동래 정도에 지나지 않지만 일단 추정해 둔 단성·고령·개령·진주 등을 포함하여 보면, 변진 12국은 대체로 지금의 경상남도의 영역과 비교가 되면서 약간 차이가 나는 정도이다. 이를 좀더 세분하여 보면, 변한 즉 전기 가야의 영역은 김해·함안·밀양·동래 등의 낙동강 하류지역을 중심으로 하여, 고령·개령 등의 낙동강 중상류지역과 고성·단성·함양 등의 서부 경남지역이 포함된다고 할 수 있다(<도면 1>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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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면 1>전기 가야 12국의 위치비정도
<도면 1>전기 가야 12국의 위치비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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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에다가 약간의 지역을 좀더 포함시킨다면, 옛 지명의 유사성에 대해서는 알 수 없어도 토광묘 관계 유적이 발견된 지역 중에서 위의 영역 안에 들어가는 창원과 합천·성주지역을 전기 가야(변한)의 공간적 범위에 추가해 넣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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