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三國志≫에 의하면 한민족은 東夷族으로 기록됐는데, 한반도 북쪽의 夫餘와 高句麗나 濊, 그리고 남쪽의 韓이라는 상고사회에서 벌어진 음악문화에 대하여 아래와 같이 전한다.

① 부여 … 정월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국중대회에서 며칠동안 음식을 먹고 노래부르고 춤을 추었는데, 그런 의식을 迎鼓라고 한다(≪三國志≫권 30, 魏書 30, 東夷, 夫餘).

② 고구려 … 백성들은 노래와 춤을 즐겼으므로, 나라의 고을과 마을에서 밤에 남녀가 서로 어울려 노래와 유희를 했다. …10월 하늘에 제사지내는 국중대회를 東盟이라고 한다(≪三國志≫권 30, 魏書 30, 東夷, 高句麗).

③ 예 … 10월마다 하늘에 제사를 지내고 하루종일 술을 마시며 노래와 춤을 추었는데, 그런 의식을 舞天이라고 한다(≪三國志≫권 30, 魏書 30, 東夷, 濊).

　부여의 迎鼓나 고구려의 東盟 및 예의 舞天은 한반도의 북쪽지방에서 농사나 목축 같은 생업을 잘되게 해달라고 하늘에 비는 큰 규모의 굿판과 같은 종교의식임이 분명하고, 그런 종교의식에서 노래와 춤이 중요한 구실을 담당했음을 알 수 있다. 고대사회의 종교의식에서 연주된 이런 종류의 가무가 향악의 뿌리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상고사회의 이런 가무전통은 한반도의 남쪽지방에서도 찾아볼 수가 있다.

④ 한 … 5월에 씨를 뿌리고 나면 신에게 제사를 지내는데, 사람이 무리를 지어 노래부르고 춤추며 술을 마시면서 밤낮을 쉬지 않았다. …10월에 농사가 끝나면, 5월의 행사와 같이 한다(≪三國志≫권 30, 魏書 30, 東夷, 韓).

⑤ 변진 … 풍속은 노래부르기와 춤추기를 좋아하고 술마시기를 즐겨했다. 슬이 있는데, 그 모양은 축과 비슷하고, 그 악기로 타는 악곡이 있었다(≪三國志≫권 30, 魏書 30, 東夷, 弁辰).

　한반도 남쪽 韓과 弁辰의 고대 농경사회에서도 봄·가을에 행한 가무는 필수적이었음이 ④에서 확인된다. ⑤에 의하면 변진사회에서는 중국의 瑟과 비슷한 현악기가 연주되고 있었는데, 그 현악기가 훗날 거문고나 가야금의 원형이었을 것이다. 이렇듯 한민족은 예로부터 노래와 춤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살아온 민족이었으며, 또 가야금의 원형으로 보이는 고대 현악기도 변진의 상고사회에서 사용되었다. 상고사회의 이런 음악문화가 향악의 뿌리를 형성하였고, 이 향악이 후에 삼국의 음악문화로 전승됐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