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편 한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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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09권 통일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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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 일반 조각

(3) 일반 조각

 통일신라시대의 일반 조각을 살펴보면 역시 삼국시대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고분미술과 연관된다. 고분 속에서 발견된 인물 또는 동물형 土俑이나 왕릉 주벽에 둘러진 십이지동물의 부조조각들 그리고 능묘 입구에 세워진 석수·석인들이 남아 있다. 고신라시대의 무덤에서는 그 구조가 적석목곽분이어서 부장품의 도굴이 거의 불가능하였던 것에 비해서 통일신라시대는 석실분 구조로 만들어져서 내부에 부장되었던 유물이 도굴되어서 별로 남아 있는 것이 없다. 몇 년전에 경주 隍城洞과 龍江洞의 일부 파괴된 석실고분에서 인물 및 동물형의 陶俑이 발견되었는데 그 표현이 매우 사실적이고 인물 하나하나에 특징이 있어서 통일신라의 일반 조각연구에 좋은 자료가 된다.1256)국립경주박물관 편,≪新羅의 土俑≫(通川文化社, 1989).

 흙으로 인물이나 동물을 빚어 구운 것을 일반적으로 도용이라고 하는데 경주 용강동의 고분에서 남녀 인물용 수 점이 출토되었을 때 그 표현이 중국의 많은 도용에 비해서 크기가 작고 표현방식이 소략하고 유약이 없는 것을 참작하여 토용으로 부르기 시작하였으나 실제로 넓은 의미에서는 도용의 분류에 속한다. 황성동 석실분의 도용은 채색도 되어 있지 않고 표현수법도 좀 거칠지만 남녀의 인물상의 모습이 꾸밈이 없고 자연스럽다. 또 소·말·수레바퀴 등도 출토되어 당시의 생활상을 알려줄 뿐 아니라 복식사 연구에도 참고가 된다(<그림 14>). 한편 용강동에서는 여러 종류의 남자 인물상의 도용이 발견되었는데 당나라 복식과 비슷하게 입은 상류층 인물과 무술을 하는 자세의 상들이 포함되며 크기는 대략 15∼17cm 전후이다. 인물 표현 중에 수염이 달린 상은 매우 이국적인 인물로 신라에도 왔었을 서역인이 아닌가 하는 해석도 있다. 도용의 표면에는 채색을 하였으나 많이 탈락되었고 유약은 사용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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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4>慶州 隍城洞 石室古墳出土 土俑
<그림 14>慶州 隍城洞 石室古墳出土 土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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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덤 주변에 둘러진 십이지신상의 동물형 부조 중에 대표적인 예는 김유신묘의 둘레에 護石으로 세워진 文人 복장의 상들과 陵墓 주변 땅속에서 나온 蠟石으로 된 갑옷의 십이지신상의 일부(<그림 15>), 성덕왕릉이나 괘릉의 묘 둘레에 있는 무신의 갑옷을 입은 상들이 잘 알려져 있다.1257)姜友邦,<新羅 十二支像의 분석과 해석>(≪佛敎美術≫1, 1973;≪圓融과 調和≫, 317∼355쪽).
―――,<統一新羅 十二像의 樣式的 考察>(≪考古美術≫154·155, 1982;위의 책, 351∼381쪽).
이 상들은 하루 24시간 중 두 시간씩을 대표하며 각 방향을 상징하여 정남방향의 말, 정북방향의 쥐 등 그 배치 순서가 12방향의 시간과 공간을 상징하는 신들로 무덤 수호의 의미가 있다. 남아 있는 상들은 대체로 8세기 이후의 것으로서 그 조각 솜씨가 자연스럽고 갑옷의 표현은 당시의 불교조각인 天部像을 대표하는 사천왕상과 형식이나 양식적으로 관련이 있다. 특히 원원사지 탑신석면의 사천왕상 표현이나 김유신묘역 출토의 납석제 십이지신상 표현의 갑옷이나 자세에서 유사성이 발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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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5>金庾信墓域出土 蠟石製午像
<그림 15>金庾信墓域出土 蠟石製午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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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능묘로 향하는 입구인 神道 양면에는 대개 文人 및 武人의 石像과 石獸들이 세워졌는데 현재 남아 있는 예 중에는 괘릉에 있는 상들의 조각이 가장 뛰어나다. 특히 무인상의 부리부리한 눈이나 이국적인 얼굴윤곽과 복식은 興德王陵 앞에 있는 무인상과 더불어 서역인을 표현한 것이 아닐까 하는 의견도 있다. 동물들의 표현에서 사자의 변화있는 자세와 털의 자연스런 표현에서 신라 동물조각의 뛰어난 기술을 알 수 있으며, 석등을 받치는 기둥역할을 하는 사자조각과도 비교가 된다.

 이상으로 통일신라시대의 조각미술은 대체로 사실적인 묘사가 특징적이며 입체감과 생동감을 주며, 비례에서는 균형감각을 잃지 않고 완숙된 조각기술을 보인다. 불교미술에서는 도상이나 양식적으로 중국과 일본의 상들과 공통되는 요소를 지니면서 9세기에는 차차로 신라적인 특징이 부각되면서 불교조각의 토착화를 이루어 간다.

<金理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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